솔루션 저널리즘과 행동주의의 경계.

저널리즘과 행동주의의 충돌은 솔루션 저널리즘의 논의에서 자주 등장하는 질문이다. 문제와 거리를 두지 않고 개입하고 특정 결론을 지지하는 것처럼 보이거나 실제로 그런 오해에 부딪히기 때문이다.

가디언 기자 피오나 하비(Fiona Harvey)는 6월29일 ‘유럽 사이언스 미디어 허브(Europian Science Media Hub)’ 워크숍에서 “기자들은 모든 사실을 객관적으로 어떤 두려움이나 호의도 없이 조사하고 검증해야 한다”면서 “활동가가 되는 것은 아무 문제가 없지만 활동을 선택하면 더 이상 언론인이 아니며 그것을 인정하고 독자들에게 정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는 활동가이면서 기자인 척하는 것은 거짓말”이라는 이야기다.

이코노미스트 기자 알록 자(Alok Jha)는 “저널리즘과 행동주의의 경계를 명확하게 하기 위해 기자들은 기사의 의도를 투명하고 정직하게 밝혀야 한다”면서 “철저하게 근거에 기반해야 하고 한계를 명확하게 언급하면서 독자들이 우리의 관점을 이해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독립 저널리스트인 루 델 벨로(Lou Del Bello)는 “우리에게는 여전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왜 일어나는지 설명하는 저널리즘이 필요하다”면서 “여전히 해법을 찾기 어려운 문제들이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기후 변화 같은 복합적인 문제를 다룰 때는 문제를 단순화하려는 욕심을 버려야 한다는 이야기다. “지루한 솔루션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는 조언도 간과하기 쉬운 대목이다. 확장성과 복제 가능성은 솔루션 저널리즘의 중요한 기준이다. 이를 테면 승용차의 탄소 배출 기준은 식상하고 당장 효과가 나타날 것 같지 않지만 장기적으로 확실하게 효과가 있고 인도 같은 개발도상국으로 계속해서 확산되고 있다.

프리랜서 기자 피터 영(Peter Yeung)은 “모든 이야기에 해결 지향의 관점을 담을 수는 없다”면서 “명확한 해법이 없는 문제에 접근할 때는 아직 시도되지 않았지만 가능한 해법을 소개하거면서 이것이 왜 효과적일 수 있고 왜 아직 구현되지 않았는지 언급할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모든 이야기에 솔루션 앵글을 포함시키려는 열망은 기자들이 복잡한 내러티브를 지나치게 단순화할 위험이 있다”는 지적도 의미심장하다. “최악의 경우 일회적이거나 효과가 없는 아이디어를 내세워 문제가 해결된 것처럼 잘못 보도할 위험이 있다”는 지적이다. 해법으로 포장된 그린 워싱(green washing)이나 홍보 기사도 경계해야 한다.

덴마크 DBS(Danish Broadcast Corporation)의 크리스토퍼 포키아(Kristoffer Frøkjær)는 “활동가라는 비난을 받지 않으려면 정보의 출처를 투명하게 밝히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문제 해결을 다룬다고 해서 비판적인 태도를 버려서는 안 된다. 문제 해결 과정을 기록하되, 출처가 어디인지, 제대로 작동하는지 여부를 밝히고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볼프강 블라우는 “문제 해결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정보가 제공될 경우 문제 해결에 참여하겠다는 선호가 늘어난다는 많은 연구 결과가 있다”면서 “저널리스트의 주요 임무는 세계를 있는 그대로 보도하는 것이지만 문제와 위험에 대해서만 보도하고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에 대해서는 보도하지 않는다면 저널리스트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볼프강 블라우는 “불행하게도 많은 언론인들이 솔루션 저널리즘이 현실을 코팅하는 것이라고 잘못 생각한다”면서 “솔루션 저널리즘이나 컨스트럭티브 저널리즘을 별개의 저널리즘이나 운동인 것처럼 말하는 것은 잘못된 전략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솔루션 저널리즘은 저널리즘을 강화하기 위한 도구로 봐야 한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