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내러티브를 위한 22가지 질문.

‘복잡하게 쓰기’의 핵심은 좋은 질문이고 좋은 질문은 ‘루핑(looping)’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다. 기자가 듣고 싶은 답변을 끌어내는 게 아니라 기자가 발견하지 못한 새로운 사실과 관점을 끌어내기 위한 인터뷰 방법론이다. 인터뷰이와 신뢰 관계를 구축되고 관점 뒤에 숨은 동기를 이해하고 문제의 복잡한 층위를 밝혀내면서 해법에 접근하는 과정이다.

‘루핑’은 첫째, 인터뷰이의 말을 끝까지 듣고, 둘째, 이해한 것을 요약해서 전달하고, 셋째, 인터뷰이의 반응을 관찰하면서 제대로 이해했는지 확인하고 넷째, 틀린 부분을 수정하고 빠뜨린 부분을 다시 질문하면서 좀 더 자세히 이야기해 달라고 요청하는 것, 이 네 단계를 계속 반복하는 것이다.

프리앙카 샨카는 ‘루핑’의 개념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처음 만난 두 사람이 서로를 알려고 하는 거라고 생각해 볼까요? 서로 질문을 주고 받으면서 정보를 늘려가겠죠. 아마 당신이 ‘나는 의사에요, 그리고 내 일을 정말 사랑해요’라고 하면 내가 그걸 받아서 ‘오케이, 당신은 그 일을 왜 그렇게 좋아하죠?’ ‘구체적으로 무슨 일을 하는지 자세히 말해줄래요?’ 하겠죠. 의사 선생님이 설명을 하면 그 말을 요약해서 내 언어로 정리를 합니다. ‘아하, 그러니까 당신은 사람을 도와주고 생명을 살리는 것을 좋아해서 당신 직업을 사랑한다는 거군요. 맞죠?’ 그러면 내가 맞았는지 틀렸는지 의사 선생님이 말하겠죠. 그러면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는 거에요. ‘나는 당신이 날마다 수많은 생명을 살린다고 확신하지만 굉장히 정신없이 바쁠 텐데 여유가 없다는 생각은 안 드시나요?’, 이런 질문을 반복하면서 내가 너의 말을 열심히 듣고 있다, 정확히 이해했고 더 구체적으로 알고 싶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거죠. 중간중간 팩트 체크하듯 확인을 해가면서 말이죠. 질문을 주고 받을수록 심층적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다음은 아만다 리플리가 뽑은 ‘복잡한 내러티브를 위한 22가지 질문’이다. 한국 상황에 맞게 의역했다. 리플리는 “이 리스트는 인터뷰 중간에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를 때도 유용하다”면서 “이 질문 리스트를 뽑아들고 종이에 있는 것 가운데 하나를 자주 말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를 테면 “그 부분을 자세히 말해주세요” 질문이 효과가 좋다고 한다.

모순을 증폭시키고 렌즈를 확대하기 위한 질문.

1. 우리가 서로 생각이 다른 이유는 무엇인가요?
2. 어떤 정보가 믿을만한지 어떻게 결정하시나요?
3. 쟁점이 지나치게 단순하다고 생각하지 않으세요?
4. 지금 가장 괴로운 게 뭔가요?
5. 상대방의 주장 가운데 그래도 말이 된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나요?

인터뷰이의 동기 부여에 도움이 되는 질문.

6. 이게 당신에게 왜 중요한가요?
7. 이렇게 생각하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8. 당신에 대해 잘못 이해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게 있나요?
9. 반대 편에 대해 좀 더 알고 싶은 부분이 뭔가요?
10. 이런 충돌이 당신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요?
11. 만약 좀 더 많은 사람들이 당신의 입장에 동의한다면 당신의 삶이 달라질까요?
12. 만약 사람들이 당신의 입장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요?

더 많이 듣고 더 잘 듣기 위한 질문.

13. 아, 방금 이야기한 그 부분을 좀 더 자세히 말씀해 주세요.
14. 그래서 어떤 느낌이 들었나요? 그 이야기를 좀 더 해볼까요?
15. 그런 감정이 어디에서 온 걸까요?
16. 잠깐 끼어들어도 되나요? 제가 제대로 이해했는지 확인하고 싶습니다.
17. 지금까지 아무도 묻지 않았던 질문이 있나요?

다른 생각에 노출시키고 확증 편향을 벗어나도록 돕는 질문.

18. 상대 편에서 당신을 어떻게 생각하는 거 같으세요?
19. 상대 편에서 진짜 원하는 게 무엇일까요?
20. 상대 편에 대해 알고 있는 것과 알고 싶은 것을 말씀해 주세요.
21. 사람들이 ○○○라고 이야기하던데, 어떻게 생각했는지도 궁금합니다.
22. 그동안의 언론 보도가 잘못됐다고 생각하는 게 있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