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루션 저널리즘의 질문… “120년만의 폭우, 이제 무엇을 해야 하나.”

[편집자 주] 우리에게는 많은 문제가 있습니다. 문제를 드러내는 것이 언론의 역할이고 문제를 정확하게 인식해야 해법을 찾을 수 있지만 여기에서 멈추면 우리의 질문은 “세상은 왜 이 모양이지?”에서 멈추게 되겠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없기 때문입니다. 솔루션 저널리즘은 해법을 만들어 내는 저널리즘이 아닙니다. 솔루션 저널리즘은 문제를 벗어나는 게 아니라 문제를 더 깊이 파고 들어 문제에 대한 접근 방식이 달라져야 한다는 제안입니다. 더 많은 질문을 끌어내고 최선의 선택을 모색하는 과정에 대한 저널리즘입니다. 미국에는 솔루션저널리즘네트워크가 있고 덴마크에는 컨스트럭티브인스티튜트(Constructive Institute)가 있습니다. 네덜란드에는 드코레스폰덴트(De Correspondent)가 있고 프랑스에는 리포르테데스포아(Reporters d’Espoirs), 체코에는 트랜지션스(Transitions)가 있습니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 저널리즘의 확장을 고민하고 해결 지향의 저널리즘 프로젝트를 실험하고 있습니다. 솔루션 저널리즘은 적당히 따뜻하고 착한 이야기가 아니라 참여와 변화, 과정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미디어오늘은 기획 연재 ‘솔루션 저널리즘 현장을 가다’ 시리즈를 통해 세계 여러 나라의 솔루션 저널리즘의 실험과 시행착오의 경험, 아이디어, 가능성을 소개합니다.

지난 여름, 우리는 기상 관측 이래 사상 최악의 홍수를 치렀다. 기상 이변은 더 자주 찾아올 것이고 갈수록 더 큰 피해를 만들 것이다. 문제는 누구나 알고 있지만 달라진 건 없다. 기상 이변은 한국만 겪고 있는 문제가 아니다. 다른 나라들은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 그리고 언론은 어떻게 접근했는지 솔루션 저널리즘의 사례들을 살펴봤다.

“콘크리트를 거둬내고 빗물이 느리게 흐르도록.”

미국 뉴올리언스에서는 강변의 제방을 높이거나 빗물 펌프의 용량을 늘리는 것으로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합의에 이르렀다. 2005년 허리케인 이후 도시 곳곳에 빗물 정원을 만드는 엄브렐러(Umbrella, 우산) 프로젝트가 출범했다. 키워드는 홍수 복원력(flood resilience)이다. 기후 변화 이슈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그리스트(Grist)가 홍수에 맞서는 뉴올리언스의 경험을 자세히 소개한 적 있다.

뉴올리언스는 지대가 낮은 데다 지반 침하가 계속되는 지역이 많았다. 강력한 빗물 펌프를 돌리고 있지만 콘크리트 밑은 사막처럼 말라가고 있었다. 서울도 마찬가지지만 뉴올리언스에서도 더 큰 하수관과 하수 탱크를 설치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해법이 거론됐다가 천문학적인 규모의 비용이 드는 데다 근본적인 해법이 아니라는 현실적인 판단에 이르렀다.

결국 뉴올리언스 시민들이 선택한 해법은 콘크리트를 걷어내고 흙을 드러내는 것이었다. 흘러내린 빗물을 최대한 빨리 강으로 흘려 보내는 게 아니라 최대한 가두고 머금어 두자는 발상의 전환이었다. 서울 강남역의 경우처럼 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게 돼 있고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아무리 잘 만든 하수 시설도 넘치고 역류하게 된다. 뉴올리언스의 해법은 높은 곳의 물이 높은 곳에 최대한 오래 머물도록 천천히 흘러내리는 시스템을 만들자는 것이었다.

엄브렐러연합에 따르면 500평방피트(46평방미터)의 아스팔트나 콘크리트 바닥을 걷어내고 투수성 포장이나 잔디로 대체하면 최대 1000갤런(3785리터)의 물을 저장할 수 있다. 300mm의 폭우가 쏟아질 경우 46평방미터면 대략 13.8리터가 된다. 빗물 정원 한 곳이면 거의 300배 넓이 면적에 쏟아지는 빗물을 담을 수 있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골목마다 있는 주차 공간만 투수성 포장으로 바꿔도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물론 승용차 바퀴가 진흙 범벅이 되는 건 감수해야 한다.

비영리 단체인 어반컨서번시(Urban Conservancy)는 ‘앞마당 이니셔티브(Front Yard Initiative)’라는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콘크리트와 아스팔트를 뜯어내고 식물 정원과 자갈이 깔린 마당, 다공성 포장도로로 바꾸는 DIY 프로그램인데 여기에 일부 비용을 주 정부가 부담하고 기술 지원도 제공한다. 집집마다 옥상에 빗물 받이를 두고 빗물 저장 탱크를 설치하는 것만으로도 배수 용량을 크게 확보할 수 있다.

물론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홍수 복원력은 효과를 확인할 때까지 상당한 투자와 시간이 필요하다. 정부 지원이 일부 있다고 하지만 저소득 계층은 당장 빗물 정원을 만드는 데 비용을 들일 여유가 없다. 임대 주택의 경우 집 주인의 허락 없이 공사를 할 수 없고 집 주인이 비용을 댈 리도 없다. 관리와 유지 비용도 감안해야 한다.

핵심은 공동의 문제라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이다. 뉴올리언스 주 정부는 연방 정부 예산으로 1억4000만 달러를 확보하고 녹색 기반 시설을 개발하는 200개 프로젝트에 22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저소득 계층 밀집 지역의 경우 주 정부가 비용을 모두 지원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네덜란드, 1000년의 경험에서 얻은 교훈.

뉴욕타임스가 보도한 네덜란드의 ‘Room for the River(강물의 여유 공간)’ 프로젝트도 세계 여러 나라의 벤치마크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네덜란드는 이미 1100년대부터 사회적 연대의 중요성을 간파했다. 누군가가 집 주변에 제방을 쌓으면 그 물이 이웃으로 넘쳐 흐를 것이기 때문이다.

수문학자 반 더 브렉(Van der Broeck)은 뉴욕타임스와 인터뷰에서 강물의 범람을 막는 대신 흘러 넘치게 만드는 전략을 도입한 배경을 설명했다.

네덜란드는 1000년 이상 물과 싸워온 나라지만 1990년대 두 번의 홍수를 겪으면서 제방을 쌓고 수로를 파는 것만으로 한계가 있다는 문제 의식을 갖게 됐다. 핵심은 강의 흐름에 맞서지 않고 강을 끌어안아야 한다는 발상의 전환이었다. 그래서 오히려 제방을 허물고 새로운 물길을 냈다. 일부 마을을 통째로 비워야했고 과거 농지로 쓰던 곳이 오소리와 비버, 철새가 찾아오는 공원으로 바뀌었다. 홍수 때면 이곳이 넘치는 물을 흡수하는 역할을 한다.

마스(Mass) 강 인근에 집수 지역을 30여 곳 만들어 물을 가두자는 아이디어가 받아들여져서 이렇게 조성된 범람원(flood plain)이 1300에이커(526만 평방미터) 규모, 투입된 예산만 27억 달러(3조5800억 원)에 이르렀다.

네덜란드는 ‘삼각주 계획(Delta Works)’라는 이름으로 1만 년만에 한 번 닥칠 수 있는 ‘종말론적(apocalyptic)’ 홍수에 대비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학교와 병원, 요양시설을 비롯해 기반 시설의 침수 가능성을 검토하고 필요한 경우 이전을 추진하는 것까지 포함된 전략이다. 삼각주 프로그램의 책임자인 페테 글라스(Peter Glas)는 뉴욕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가까운 미래에 훨씬 더 큰 비용을 지불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텍사스주 휴스톤도 2011년 사상 최악의 홍수를 겪고 50억 달러 규모의 피해를 입은 뒤 네덜란드의 경험을 벤치마킹했다. 인터넷 신문 복스(Vox)는 “최대한 빨리 물이 빠져나가게 만드는 게 20세기 시스템이었다면 최근 녹색 인프라에 대한 투자는 숲과 습지의 기능을 모방해 살아있는 유기체로 작동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콘크리트 시스템은 정해진 용량을 넘어서면 부러지기 쉽지만 풀로 뒤덮인 습지는 쉽게 구부러진다는 설명이다.

물의 순환을 만드는 방법.

미국 위스콘신주 메디슨 하수관리청은 지난 2016년 새로운 과제를 맞닥뜨렸다. 연방 정부의 하수 처리 기준이 강화되면서 엄청난 예산이 추가로 투입될 상황이었다. 위스콘신주는 야하라(Yahara) 강에서 검출되는 인(燐,Phosphorus) 95%를 제거하고 있지만 새로운 기준에 따르면 기준이 96%로 높아졌다. 1억3000만 달러의 추가 설비가 필요했다.

기후 변화 전문 매체 엔시아 보도에 따르면 위스콘신주는 최종 수질을 관리하는 게 아니라 근본적으로 수질 오염을 관리하는 게 최선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하수 처리 단계에서 인을 제거하는 게 아니라 애초에 하수로 유입되는 비율을 낮춰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게 이른 바 ‘원 워터(One Water)’ 프로젝트다.

이를 테면 잔디밭에 뿌리는 물은 식수만큼 깨끗하지 않아도 된다. 뉴욕과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등에서는 화장실 변기에서 흘러내린 물을 조경 용수 등으로 다시 사용하도록 건축 법규를 개정했거나 준비하고 있다. 샤워실 배수구에서 흘러나온 물이 다시 변기로 흘러가도록 하는 방식이다. 텍사스의 다우케미칼 공장은 브라조스 강에서 물을 끌어오는 대신 인근 지역의 폐수를 처리해서 공업용수로 쓰고 있다. 49억 리터의 담수 사용량을 줄인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폐수에서 바이오 고형물을 추출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도 발견할 수 있다. 유기물을 메탄으로 전환해 전기를 얻고 탄소 발자국을 줄이는 아이디어도 실행되고 있다.


비영리 기업 그린인프라(Green Infra)의 CEO 토니 웡(Tony Wong)은 ‘원 워터’ 접근이 가뭄과 홍수를 모두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주요 도시의 물 균형(water balance) 데이터를 살펴 보면 빗물과 폐수, 하수를 합한 양이 실제로 우리가 소비하는 물보다 많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건물 사이에 습지를 만들고, 공공 장소에 커뮤니티 정원을 조성하고 도시 과수원을 확장하고, 생활 폐수를 재활용하면서 담수화 플랜트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는 이야기다.

복스는 빗물을 강으로 흘려 보내는 하수도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다시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필라델피아에서는 개울과 강변을 따라 토지를 개간하고 홍수 때 넘치는 강물을 저장할 수 있는 공원을 조성했다. 사유지에 빗물 정원이나 가로수 우물(street tree wells)을 조성할 경우 세제 혜택 등의 인센티브를 부여하기도 했다. 이런 녹색 공간이 오염 물질을 걸러내는 도시의 신장 역할을 하게 된다. 휴스턴의 인공 녹지는 연간 20억 갤런의 유출수를 걸러내고 130만 달러의 처리 비용을 아낄 수 있다는 분석도 있었다.

미국 워터얼라이언스(Water alliance)의 CEO 래디카 폭스(Radhika Fox)는 “소득이 낮은 사람들이 깨끗한 물에 접근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기후 변화의 위험에도 더 취약하다”면서 “’원 워터’는 기후 변화 대책일 뿐만 아니라 형평성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안전한 곳에 사는 부자들은 변기 물이 어디로 흘러가든 신경 쓰지 않을 수 있지만 사회적으로 ‘원 워터’ 순환을 이루지 못한다면 기후 변화는 취약 계층을 먼저 공격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재난이 닥친 다음은 이미 늦다.”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Nashville)은 반복적인 홍수를 근본적으로 막기 어렵다고 보고 상습 침수 지역에 사는 주택을 매입해서 공원으로 바꾸고 있다. 이미 발생한 피해를 복구하는 데 예산을 쓰는 게 아니라 미래에 발생할 피해를 줄이는 데 선제적으로 예산을 쓰자는 발상의 전환이었다. 한국도 마찬가지지만 한 번 피해를 입은 지역은 다음에 또 피해를 입거나 복구가 불가능할 정도의 피해를 입게 될 수도 있다. 고쳐 쓰는 방식으로는 장기적으로 더 큰 피해와 부담을 안길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다. 주택과 토지를 매입해 공원이나 산책로로 만들면 홍수가 나서 물이 불어났을 때 이 지역이 물을 가두는 역할을 하게 된다.

내슈빌은 어떻게 이런 프로그램을 도입하게 됐을까.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1998년에 실험적으로 상습 침수 지역의 주택 93채를 사들인 경험에서 교훈을 얻었다고 한다. 2010년 홍수로 20억 달러 규모의 피해를 입은 뒤 주택 매입 프로그램을 확대했고 4300만 달러를 들여 400채 이상의 주택과 공터를 매입했다. 연방 정부가 매입 비용의 75%를 부담하고 나머지는 주 정부와 시 정부가 부담하는 방식이다.

미국 연방재난관리청(Federal Emergency Management Agency)에 따르면 재난 예산의 20%정도가 사전 예방에 투입된다고 한다. 내슈빌처럼 홍수 피해를 사전에 예방하는 데 1달러를 투입할 경우 6달러 이상의 피해 감소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었다. 이런 계산에 따르면 내슈빌이 주택 이전에 쓴 4300만 달러는 2억5800만 달러 이상의 피해 감소 효과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

과거에는 홍수 보험에 가입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보험료가 연 300달러에서 월 700달러로 뛰어오르면서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그래서 주민들을 모아놓고 설명할 때는 “25년 동안 처음 있는 홍수였지만 앞으로 10년 동안 이런 규모의 홍수가 4번 이상 발생할 수도 있다”면서 “지금 팔지 않으면 더 큰 피해를 입은 뒤에 떠나게 될 수도 있다”고 설득했다고 한다.

뉴욕타임스는 내슈빌의 경험을 소개하면서 한계를 빠뜨리지 않았다. 비가 올 때마다 두려움에 떨면서도 살던 집을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있다. 보상금이 1만 달러 밖에 안 된다면 컨테이너 박스 외에 집을 구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이들은 가까운 미래에 또 다시 물에 잠길 위험을 기꺼이 감수한다. 모기지론에 묶여 있는 노인들도 이사를 할 여유가 없다. 연방재난관리청이 30년 동안 매입한 주택이 4만 채에 이르지만 떠나고 싶어도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다. 매입 프로그램의 조건이 까다롭기 때문이다. 정부에서 매입하지 않으면 결국 개인들끼리 거래하는 수밖에 없는데 침수됐다는 사실을 공개하지 않고 거래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방글라데시에서도 비슷한 실험이 있었다. 2019년 7월 쿠리그람 지역에서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질 거라는 예보가 있었고 정부가 위험 지역에 사는 5000여명을 식별해 휴대 전화 뱅킹으로 1인당 10달러를 송금했다. 크지 않은 금액이지만 이 돈으로 미리 비상 식량과 대피 용품, 안전 장비 등을 구입하고 가축을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킬 수 있었다고 한다.

뉴욕타임스는 “재난을 미리 예측하고 대비한 세계적으로 몇 안 되는 사례 가운데 하나”로 소개하면서 “재난이 우리를 놀라게 한다면, 그것은 우리가 열심히 찾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10년 전만 해도 불가능한 일이었지만 이제는 침수 지역을 정확하게 예측하고 구체적으로 피해 규모를 추산하는 것도 가능하게 됐다. 위성 데이터와 수학적 모델링을 활용하면 홍수나 가뭄을 최소한 며칠 전, 빠르면 몇 주 전에 미리 예측할 수 있다. 2017년 소말리아에 기근이 예상된다는 관측이 나왔을 때도 UN 등 구호기관에서 60만 가구에 상품권을 문자 메시지로 전송한 사례가 있었다. 재난이 예상된다면 피해 복구 이전에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비용을 쓰는 게 훨씬 효과적이라는 교훈을 얻었다.

루이지애나가 호치민에서 찾은 해법.

상습적인 홍수와 침수 피해를 겪었던 미국 루이지애나는 지구 반대편 베트남 호치민에서 해법을 찾았다. 메콩강을 끼고 있는 호치민 역시 루이지애나처럼 해수면 보다 낮은 곳에 자리 잡은 도시다. 비가 조금 많이 온 날이면 강이 불어나 제방이 무너지는 일도 있었다. 역시 아스팔트로 뒤덮여 빗물이 흡수될 곳이 없다는 게 문제였다. 베트남 전쟁 때 불타버린 맹글로브 숲을 수십년에 걸쳐 복원하긴 했지만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염분을 견디지 못한 나무가 쓰러지고 나무 뿌리가 힘을 잃으면서 지반이 침하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베트남대학교 호롱피(Ho Long Phi) 교수는 뉴올리언스 공영 라디오 WWNO와 인터뷰에서 “그들이 우리를 보호하기를 바란다면 우리가 그들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솔루션저널리즘네트워크는 WWNO의 연속 보도 ‘삼각주 블루스(Delta Blues)’를 소개하면서 “컨텍스트를 바꾸는 강력한 솔루션 접근 방식”이라고 평가했다. ‘삼각주 블루스’ 3부작은 다음과 같은 순서로 구성돼 있다.

1부는 해수면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뉴욕의 맨해튼처럼 해안가에 멋진 건물이 들어서고 있다. 하지만 콘크리트 건물이 늘어날수록 홍수가 발생할 확률이 높아진다.”

호치민에서도 처음에는 홍수 대책으로 지반을 높이는 선택이 최선이었다. 이 지역 주민 현탄후안(Huynh Thanh Xuan)은 3년 전 집을 통째로 들어 지반을 4피트 높이는데 3만 달러를 썼다. 주변 이웃들이 비웃었지만 지금은 달리 대안이 없다는 걸 모두가 안다.

2부는 벼 농사를 포기하고 새우 양식을 시작한 바닷가 농부들의 이야기다. “메콩강 인근에서 만난 전문가들은 이렇게 말했다. ‘사람들은 물과 같다. 물은 길을 따라 흐르고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그들을 제방 안에 가두는 것보다 그들이 가고 싶은 곳으로 가도록 돕는 게 해법이 될 수도 있다.’”

호치민의 해수면 상승은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1990년 후반 천문학적인 규모의 비용을 들여 해안선을 따라 거대한 제방을 건설했지만 이 제방이 완성될 무렵에는 상당수 농민들이 바다 새우 양식으로 직업을 바꾼 뒤였다. 수천 명의 농민들이 수문을 열어달라고 항의 시위를 벌였고 성난 농민들이 몰려가 강제로 수문을 개방하는 일도 벌어졌다. 사회주의 국가에서는 좀처럼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지만 거스를 수는 없었다. 그 결과 새우 양식 등으로 지역 경제가 살아나긴 했지만 토지의 황폐화가 가속화됐다.

1부와 2부는 결국 대형 재난 앞에서 각개약진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지만 결국 이런 방식으로 근본적인 해법을 찾기 어렵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3부에서는 현실적인 해법을 다룬다. 기본적인 홍수 피해 방지가 우선이지만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공동체적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루이지애나대학교 엘리자베스 모솝(Elizabeth Mossop) 교수는 “빗물 탱크를 집집마다 무료로 나눠줘야 한다”고 제안했다. WWNO와 인터뷰한 루이지애나해양기금의 로버트 트윌리(Robert Twilley)는 “사람들을 겁주는 전략은 통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WWNO는 쾌도난마의 해법을 내놓지는 않았다. 다만 선택 가능한 대안과 최선의 해법을 제안하고 있다.

“우리도 네덜란드처럼 높은 방파제와 제방을 건설할 수 있다. 하지만 네덜란드는 현금이 많고 상대적으로 보호해야 할 인구가 많지 않다. 반면 사우스 루이지애나는 훨씬 넓은 지역에 재원은 적고 훨씬 더 취약하다.”

친환경 건축가 부트롱응야(Vu TrongNghia)는 “녹색 지붕을 만들지 않으면 건축 허가를 내주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빗물을 거리로 밀어내는 대신 흡수하는 도시 계획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호치민은 1인당 녹지공간이 1평방미터밖에 안 된다.

루이지애나와 비슷한 여러 도시에서 선택한 해법은 결국 넘치는 물을 흡수할 수 있는 범람원과 공원을 만드는 새로운 도시 계획과 취약 계층에 대한 지원이다. 이 역시 근본적인 해법은 아니겠지만 최선의 해법을 선택해야 한다는 게 이들이 얻은 결론이다.

스폰지 시티를 만들자.

중국이 30개 스폰지 시티에 120억 달러 투입한다는 비즈니스인사이더의 기사도 눈길을 끈다. 진후아(Jinhua)의 얀웨이저우(Yanweizhou) 공원은 비가 오면 물에 잠기도록 설계돼 있다. 상하이는 푸동(Pudong) 지구 린강(Lingang)에 중국 최대 규모의 스폰지 시티 프로젝트를 도입했다. 건물 옥상에 정원을 조성하고 도시 곳곳에 습지를 만들고 도로에 투수성 포장을 깔았다. 옥상 정원의 규모는 430만 평방피트(39만 평방미터)에 이른다.

BBC 보도에 따르면 세계 주요 도시의 빗물 흡수력을 측정한 결과 호주 오클랜드는 빗물의 35%를 흡수해 흡수력이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기후 변화로 집중 호우나 홍수 위험이 커지는 반면, 도시의 흡수력은 떨어지고 있다”는 게 BBC의 경고다.

오클랜드에서는 2016년 오클리 크릭(creek)이라는 하천 주변에서 콘크리트를 걷어내고 자연을 복원하는 프로젝트가 시작되면서 빗물 흡수력이 크게 늘어났다. 비가 많이 오면 이곳이 도시의 스폰지 역할을 하게 된다.

흡수력을 높이려는 다양한 아이디어도 눈길을 끈다. 뉴욕에서는 보행자 도로에 화분 상자 수천 개를 깔았다. 로스앤젤레스에서도 콘크리트를 제거하고 자갈을 깔고 옥상 정원을 늘리는 등의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BBC의 제안은 빗물 터널을 만들고 배수 펌프의 용량을 늘리는 등의 노력이 필요없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다만 녹색 인프라가 이런 회색 인프라의 규모를 크게 줄이는데 기여할 수 있다는 의미다.

“진짜 해법은 인식의 전환부터.”

제레미 스투츠맨(Jeremy Stutsman) 미국 인디애나주 고센(Goshen) 시장은 이런 농담을 하곤 했다. “세상의 종말이 오면 당신은 무엇을 하시겠습니까? 인디애나로 가십시오. 그곳에서 50년 후에 종말이 닥칠 테니까요. 물론 50년이 걸리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뭔가를 해야 할 때가 왔습니다.” 스투츠맨은 “기후 변화를 두고 논쟁을 벌일 때가 아니라 지금 당장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이야기하고 설득한다”고 강조한다.

인디애나주는 전체 면적의 24%가 습지인 데다 수많은 강 줄기가 흩어져 있어 폭우가 발생하는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 2018년 2월에는 기록적인 홍수로 3만2000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과거에는 연방재난관리청의 지원을 받기도 했지만 미국의 다른 지역에서도 기상 이변이 속출하면서 우선 순위가 밀리는 경우가 많다.

인디애나주는 재난 구호 기금이 있는 몇 안 되는 주 가운데 하나지만 기금 소진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인디애나주에서 홍수 보험에 가입한 가구와 기업은 1% 수준이었다. 나머지 99%는 홍수에 속수무책이라는 이야기다.

솔루션저널리즘네트워크가 특별히 고센의 실험에 주목했던 건 재난에 맞서는 과정에서 주민들을 설득하고 대안을 모색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환경 교육을 시작했고 청년들의 지역 사회 참여를 독려했다. 청년 의원들이 발의해 시에서 관리하는 나무 캐노피를 45% 늘리는 결의안도 채택됐다.

한국 언론에서도 해결 지향의 보도가 없었던 건 아니다.

주간조선은 아이디어 차원에서 거론됐던 ‘빗물세’를 대안으로 소개했다. 아스팔트나 콘크리트 등 불투수 면적에 비례해서 세금을 부과하자는 아이디어다. 뉴올리언스나 루이지애나가 찾은 해법처럼 빗물을 밀어내는 게 아니라 스며들게 만들어야 한다는 문제 의식이다. 서울은 불투수 면적율이 54.4%에 이른다. 주간조선 보도에 따르면 미국 뉴저지에서는 2019년부터 ‘빗물세(Rain Tax)’가 도입돼 지붕과 주차장 같은 불투수 설을 대상으로 포장 면적에 따라 세금을 부과한다. 서울도 2012년 강남역 침수 사건 이후 빗물을 외부로 방출하는 정도에 따라 하수도 요금을 추가 부과하는 빗물세를 검토했으나 무산됐다.

다음은 김진수 국토해양팀 입법 조사관의 이야기다.

“불투수 면적이 적은 농촌 지역은 강수량의 약 45%가 지하로 침투하는데 도시 지역은 25% 이내의 강수량만이 지하로 침투한다. 도심지에서 발생한 강수가 지하로 침투하지 못하고 불투수면을 따라 흘러 유출량이 증가하면서, 반지하주택이나 지하차도, 터널, 지하철, 주차장 등의 도시시설에서 침수가 발생해 인명 및 재산피해로 이어진다.”

대덕넷은 예보 시스템 강화를 대안으로 제안했다. 홍수와 침수 위험을 3시간 전까지 분석하고 사물인터넷 기술을 활용해 하천과 도심의 수위와 유속을 모니터링하고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집계하는 시스템이 이미 구축돼 있다. 다만 황석환 건설연 수자원하천연구본부 박사에 따르면 이런 데이터를 종합해 대피 여부 등을 결정하는 콘트롤 타워가 없고 틀린 정보를 줬을 경우 책임 소재 등의 문제로 기관들이 나서지 않는 상황이다.

“침수는 10~20분 만에 발생한다. 홍수예보시스템을 운영하기 위한 기술이 어느 정도 마련된 만큼, 정확도가 70~80%라 하더라도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피해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다.”

문제가 명확한 것처럼 해법 역시 숱하게 쏟아져 나왔다. 중요한 건 무엇을 선택하고 누가 그 비용을 부담할 것인가다. 한국은 네덜란드나 미국의 내슈빌, 베트남의 호치민과도 상황이 다르다. 밀집도가 높고 녹지 공간이 거의 없다. 반지하를 없애는 것도 해법이 될 수 없고 시간당 400mm의 기록적인 폭우에서는 빗물 탱크 역시 근본적인 해법이 될 수 없다.

솔루션 저널리즘은 문제를 드러내는 데 그치지 않고 문제의 원인을 분석하고 해법에 이르는 과정을 추적 보도하는 증거 기반의 보도 기법이다. 세계 여러 나라들이 기후 변화와 기상 이변에 맞서 내놓은 여러 해법과 실패, 가능성을 살펴 보는 것은 우리 현실에 맞는 실질적인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다음 연재에서는 유럽의 여러 솔루션 저널리즘 실험을 소개할 계획이다.

“대심도 터널 대신에 빗물 탱크 1만 개를 만들자.”

[인터뷰] 한무영 서울대학교 건설환경공학부 명예교수.

기상 관측 사상 최대 규모의 폭우가 지나간 뒤 여러 언론에서 지하 대심도 터널을 만들어야 한다는 보도가 쏟아졌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박원순 전 시장이 대심도 터널을 중단해서 피해를 키웠다고 비난했고 여러 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저류 배수 시설을 확장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서울시는 10년 동안 1조5000억 원을 들여 대심도 터널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한무영 서울대학교 건설환경공학부 명예교수는 빗물 전문가다. 미래형 물 관리 모델로 세계적인 벤치마크 모델이 된 서울 자양동 더샵스타시티도 한 교수의 자문을 받아 만들었다. 2006년에 완공된 스타시티는 옥상과 정원 등에 흘러내린 모아 3000톤 규모의 지하 빗물탱크에 저장하는데 이렇게 모아서 분수대와 화장실 용수 등으로 연간 4만 톤을 재활용하고 있다. 비용은 4억6000만 원. 적지 않은 금액이지만 서울시가 친환경 건축 기준에 따라 용적률을 3% 늘려주는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했다.

한 교수는 대규모 지하 저류조보다 더 시급한 것은 도시 전체에 빗물 순환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음은 한 교수와 일문일답.

– 빗물 순환의 사례로 이야기하는 스타시티 역시 저장 용량이 3000톤 밖에 되지 않는다. 이걸로 400mm의 폭우를 막을 수 있나.

“대심도 터널을 만드는 데 1조 원 이상이 든다고 한다. 이 돈의 10분의 1만 있어도 빗물 탱크 수천 개를 만들 수 있다. 스타시티 규모의 빗물 탱크 설치 비용이 5억 원이라면 1000개면 5000억 원이고 산술적으로 계산해도 30만 톤의 빗물은 저장할 수 있다. 핵심은 빗물을 빨리 흘려 보내는 게 아니라 최대한 오래 가둬두는 것이다. 만약 폭우가 예상된다면 미리 빗물 탱크를 비워두라고 안내하면 된다. 물은 낮은 곳으로 흐르게 돼 있다. 발상을 바꾸면 된다. 낮은 곳의 빗물을 빨리 빼내는 것도 방법이지만 물이 흐르는 속도를 늦춰주면 된다.”

– 그래도 4억5000만 원이면 적은 돈은 아니다. 이 돈을 감당할 수 있는 아파트가 얼마나 있겠나. 스타시티의 경우 수돗물 절감 비용도 연간 400만 원 정도라던데 큰 돈은 아니다. 세계적으로 관심을 끌었던 사례지만 벌써 15년 전에 지어진 아파트 이야기다. 왜 이런 해법이 확산되지 않는다고 보나.

“서울시에서 용적률을 3% 올려주는 인센티브를 줬는데 이게 실질적으로 주민들에게 돌아가지 않았던 것 같다. 이런 인센티브는 건설사들 좋은 일만 시키게 된다. 발상을 바꿔야 한다. 오세훈 시장이 하겠다는 대심도 터널은 홍수 때 말고는 쓸 일이 없다. 1조 원 넘는 돈을 건설사들 퍼주는 프로젝트다. 그런데 빗물 탱크는 홍수가 나지 않을 때도 쓸 수 있다. 올해는 홍수가 문제였지만 가뭄이 문제될 수도 있다. 빗물을 받아뒀다가 정부가 사주는 방안도 가능하다. 소방용수나 농업용수 등으로 쓸 수 있다. 한국도 빗물을 화장실 변기나 청소 용도로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대심도 터널 만들 돈이면 서울에 수천 개의 빗물 탱크를 만들 수 있다. 이것만으로는 안 되겠지만 상당 부분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 하수 처리 용량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하수 유입을 줄이는 것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

– 해외에서는 홍수 복원력을 높이기 위해 습지를 늘리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던데.

“서울은 조금 상황이 다르다. 불투수 면적을 낮추는 것도 당연히 필요하지만 한계가 있기 때문에 빗물 순환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한국은 집중적으로 비가 쏟아지기 때문에 ”

– 대심도 터널을 뚫어야 한다는 주장은 어떻게 생각하나.

“세 가지가 잘못됐다. 첫째, 홍수 방지라는 단일 목적의 프로젝트다. 비올 때 잠깐 쓰고 1년 내내 안 쓰는 시설에 수조 원을 들여야 한다. 둘째, 집중형이다. 강남역 지하에 만드는 터널은 강남역 인근의 문제만 해결할 수 있다. 문제가 여기 밖에 없나? 셋째, 빗물을 배제하는 방식이다. 빗물을 빨리 흘려 보내야 한다는 발상에서 출발한 것이다. 대안은 다목적으로, 분산형으로, 그리고 빗물 관리형으로 가자는 거다. 우리 집 지붕에 내리는 빗물을 우리가 관리할 수 있으면 많은 문제가 해결된다. 대심도 터널 만들 비용으로 건물마다 1억 원씩 지원해서 빗물 탱크를i 늘리면 하수도에 유입되는 빗물을 크게 줄일 수 있다.”

– 빗물 탱크 1000개를 설치한다고 해도 시간당 400mm의 폭우를 해결할 수 있나.

“물론 기록적인 폭우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핵심은 부담을 N분의 1로 나누자는 거다. 한 군데가 아니라 도시 전체가 빗물을 활용한다는 개념을 도입해야 한다. 빗물은 하수구에 흘러들면 하수지만 모아두면 깨끗한 물이다. 산성비라고는 하지만 하루 이상 가라앉혀 두면 중성으로 바뀌고 수돗물보다 더 깨끗한 물이 된다. 지하 주차장을 지을 때 한 층만 더 내려가서 빗물 저장 탱크를 만들면 된다. 이미 지은 건물이라면 주차 공간 몇 면만 벽을 쌓아서 탱크를 만들면 된다. 비용이 많이 드는 것도 아니다.”

– 스타시티가 모델로 거론되는데 왜 15년 전 사례에서 멈춰 있나.

“지역마다 조례를 만들었는데 실제로 건설사들에게는 유인이 없었던 것 같다. 용적률을 높여주는 걸로는 부족하고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할 것 같다. 결국 시민들이 나서야 한다. 빗물을 흘려 보내지 말고 관리해야 한다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빗물을 모으면 서울시에서 수돗물보다 훨씬 비싼 가격으로 사준다고 해야 한다. 당장 큰 변화가 없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빗물 탱크가 수백 수천 개로 늘어나면 확실히 달라질 것이다. 이걸 왜 하느냐를 생각해 봐야 한다. 학교에서부터 시작하면 좋을 것 같다. 학교 옥상에 빗물 탱크를 만들 수도 있고 운동장 밑에 저류 시설을 만들 수 있다. 학생들이 빗물의 순환 시스템을 직접 보고 경험하면 달라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