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법 저널리즘, 문제에 대한 관점과 접근을 바꿔야 한다.”

데이빗 본스타인 솔루션저널리즘네트워크 대표, “기자들이 모르는 세계, 누군가는 답을 알고 있다.”

(다음은 11월24일에 열린 경기도 주최 경기뉴미디어컨퍼런스와 11월25일에 열린 미디어오늘과 아쇼카한국 공동 주최 솔루션 저널리즘 워크숍에서 데이빗 본스타인 솔루션저널리즘네트워크 대표의 강연과 토론을 정리한 것입니다. 정리=이정환 미디어오늘 대표.)

안녕하세요. 저는 뉴욕타임스에서 기자 생활을 시작해 저널리스트로 30년 가까이 일했습니다. 뉴욕 메트로 파트에서 범죄와 주택, 에이즈 등을 다뤘습니다.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많은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저널리스트로 일하면서 세상을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솔루션 취재를 하면서 내가 모르는 게 많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신문에서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접하게 됐고 저널리즘이 현실의 절반밖에 보여주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됐죠. 그래서 저는 새로운 이야기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우리는 매일매일 이런 기사를 읽습니다. 지구 온난화와 테러, 빈곤, 폭력 등등. 매일매일 뉴스를 통해 이런 소식을 듣고 보죠.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와 옥스퍼드대학교에서 조사했더니 뉴스를 회피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48%가 뉴스를 싫어한다고 답변했습니다. 한국은 뉴스의 신뢰도가 가장 낮은 나라 가운데 하나입니다. 뉴스를 안 보는 이유를 물었더니 가장 많은 답변이 뉴스를 보면 우울해진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뉴스를 신뢰할 수 없다고도 하고요. 우리는 저널리즘이 피드백 시스템이라고 말합니다. 사회가 스스로 문제를 바로 잡을 수 있도록 피드백을 줘야 한다는 것이죠. 그런데 저널리즘이 사람들에게 힘을 주는 게 아니라 오히려 등을 돌리게 만들고 있습니다.

의사에게 진료를 받으러 갔는데 의사가 여기 아프시군요, 여기도 문제가 있군요, 그리고 그냥 가는 거예요. 그런 진료와 비교할 수 있겠죠. 이거 정말 문제라고 이야기하면서 정작 그걸 어떻게 치료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는 거죠.

솔루션 저널리즘이란 건 무엇일까요. 우리는 솔루션 저널리즘을 “사회 문제에 대한 반응을 추적하는 엄격한 증거 기반의 저널리즘(rigorous, evidence-based reporting on the responses to social problems)”이라고 정의합니다. 문제 만큼이나 해법과 과정을 이야기하자는 것입니다. ‘엄격한(rigorous)’이란 표현을 쓰는 건 사회가 어떻게 나아질 수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알려줘야 한다는 것입니다. 데이터도 중요하고 증거도 많이 필요합니다.

문제는 있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해법에 대한 이야기는 많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다른 기자들이 관심을 가질까 확신이 없었는데 지금은 꽤나 많은 성과를 만들었다고 스스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6년 동안 직원이 40명으로 늘어났고요. 400개 이상의 언론사들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1만7000명의 기자들을 교육시켰고요. 지금은 미국에서 솔루션 저널리즘에 대한 수업을 하는 대학이 30개가 넘습니다. 유럽과 아프리카, 남미에도 있습니다. 우리는 이런 시도가 아시아에서도 확산되기를 원합니다. 당연히 한국도요.

“10년 동안 썼는데 아무 것도 바꾸지 못했다.”

솔루션 저널리즘을 어떻게 이해하고 적용할 수 있을까요. 우리는 기자들에게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문제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나요? 지구 온난화와 부패, 양극화, 이런 문제들은 이미 알고 있죠. 우리의 질문은 그러면 어떻게 이런 문제에 대응할 것인가에 대한 것입니다. 답은 없죠. 그렇다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부터 이야기를 해보자는 것입니다. 기자들이 사회를 압박해야 합니다. 계속해서 잔소리를 하고 좀 더 관심을 가지라고 해답을 찾아야 한다고 계속 강조해야 합니다. 우리에게는 많은 문제가 있죠. 문제를 잘 알고 있습니다. 독자들도 문제를 모르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절망하거나 방관하고 있죠. 저는 솔루션 저널리즘이 대중의 인식을 높이는데 기여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사례를 살펴 볼까요? “Toxic neglect(방치된 중독)”라는 기획 시리즈 기사가 있습니다. 클리블랜드에서 납 중독이 문제가 됐죠. 얼마나 많은 어린이들이 납 중독에 노출되는가를 보여주는 지도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플레인딜러(Plain Dealer)라는 신문이 10년 동안 이 문제를 취재했습니다. 8세 이하의 아동 절반 가까이가 납 페인트에 노출된 것으로 드러났고요. 납 중독이 뇌와 신경의 손상과 공공 보건의 문제를 일으킨다고 지적했죠. 이 지역이 특히 심각했습니다. 그런데 모두가 문제라는 걸 알게 됐지만 어떤 변화도 없었죠. 그래서 우리 네트워크에 찾아와서 무엇이 문제인지 함께 답을 찾아보자고 제안하게 됐습니다.

우리가 첫 번째로 던졌던 질문이 이것이었습니다. 지금까지의 보도가 왜 아무것도 바꾸지 못했을까요? 이거 정말 문제라고 이야기하는 기사는 많았지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이야기하는 기사는 거의 없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좀 더 직접적이고 손에 잡히는 해법을 찾아보자고 제안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먼저 이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 도시를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로체스터에서 납 중독을 80% 정도 줄인 사례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누가 했느냐 보다는 어떻게 해결했느냐, 셜록 홈즈처럼 수사를 시작한 것이죠.
이 기사를 보세요. 현명한 도시는 이렇게 한다, 그런데 우리는 이렇게 하고 있다, 그래서 어떤 변명도 정당화될 수 없다는 걸 보여줬습니다. 돈이 필요한 게 아니었습니다. 성공한 도시들의 사례를 보니까 우리도 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됐습니다. 부모라면 옆집 애들은 이렇게 이렇게 해서 시험 성적이 올랐다는데 너도 이렇게 해볼래? 이렇게 압력을 줄 수 있게 된 거죠. 우리도 이런 일을 하는 것입니다.

이게 가능한데 왜 안 하지? 변명을 하지 못하도록 확실한 해법과 목표, 벤치마크를 보여주고 행동을 하도록 압박하는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독자들에게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해 줘야 합니다.

핵심은 우리가 다른 잘 하는 곳에서 뭔가 교훈을 얻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성공 뿐만 아니라 실패 사례에서도 배울 것이 있습니다.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교훈을 얻을 수 있죠. 클리블랜드에서는 솔루션 저널리즘 보도 이후 많은 변화가 있었는데요. 여러 공무원들이 해고되거나 사임했고요. 조사 인력을 늘려서 낙후된 임대 주택부터 조사를 시작했습니다. 조사를 받지 않은 주택은 임대 계약을 하지 못하도록 강력한 제도를 만들었습니다. 저널리즘이 직접적으로 정책 변화를 이끈 드문 경우였습니다. 10년 동안의 보도와 전혀 다른 결과를 낳은 것이죠.

저널리스트들은 경비견(watch dog)이지만 안내견(guide dog)도 될 수 있습니다. 정보와 아이디어로 연결될 수 있는 것이죠. 잘못된 것을 보여주는 것 뿐만 아니라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많은 기자들은 스스로를 감시견이라고 생각합니다. 맞습니다. 우리는 우리를 안내견이라고 생각합니다. 냄새를 맡고 가치를 찾아내는 것입니다. 잘못됐다고 말하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솔루션 저널리즘을 근거 기반의 접근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게 우리나라나내가 살고 있는 도시가 아니라도 어딘가에 해법이 있거나 해법을 찾는 사람들이 있을 거라는 거죠. 굉장히 흥미로운 사례가 많습니다.

덴버에서는 인신매매가 사회적 문제가 됐죠. ‘프리덤 드라이버 프로젝트(Freedom Drivers Project)’라는 시민단체가 트럭 운전사들을 교육시켜서 납치 신고를 할 수 있는 스마트폰 앱을 보급했습니다. 50만 명 이상의 트럭 운전사들이 이 프로젝트에 동참했고 2000건 이상의 의심 신고를 받아 실제로 1000명 이상의 희생자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하이컨트리뉴스(High Country News)라는 신문이 이 과정을 보도했습니다.

미네아폴리스에서는 무슬림 청소년들이 급진화하는 경향이 있어서 사회적 문제가 됐습니다. 지역 신문사들이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덴마크의 사례를 발견했죠. 극단주의와 맞서고 대결하는 게 아니라 이야기를 건네고 끌어안으라는 것입니다. 쉬운 일은 아닙니다. 잠재적인 테러리스트로 분류돼 왔던 이들의 분노에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사회의 위험을 줄일 수도 있다는 중요한 교훈이 있습니다.

저널리스트들이 꽃과 꽃을 날아다니는 꿀벌처럼 해법을 전달하고 변화의 희망을 퍼뜨리는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문제를 발견하는 워치독이 아니라 가이드독으로 역할이 변하고 있는 것이죠. 이제는 단순히 사실을 전달하고 뉴스를 쏟아내는 것으로는 부족하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오하이오에 리치랜드라는 작은 지역이 있었습니다. 트럼프 지지율이 70%가 넘는 곳입니다. 오하이오가 영아 사망률이 높은데 리치랜드는 그 중에서도 높은 지역이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아이들을 보호할 수 있을까 많은 토론을 했습니다. 리치랜드소스(Richland Source)라는 신문이 그 과정을 보도했습니다. 핀란드에서는 출산을 앞둔 가정에 골판지로 만든 베이비 박스를 보내줍니다. 기저귀와 내복, 침낭 같은 게 들어있는데 이 박스가 아기 침대가 되는 것이죠. 아이들이 침대에서 자다가 떨어져 죽는 경우가 많은데 박스 안에 이불을 펴고 여기에 아기를 재우는 겁니다.

이런 정보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있기나 할까? 이런 걸 사람들이 과연 읽을까? 우리가 가서 엄마들을 만나야 하지 않을까? 여러 가지 고민을 했죠. 커뮤니티 베이비 샤워라는 행사를 만들어서 아이가 태어날 때마다 다 같이 모여서 축하하는 이벤트를 만들었습니다. 잘 마주치지도 않던 사람들이 갓난 아이를 매개로 서로 모이게 된 거죠. 베이비 박스도 나눠주고요. 물론 신문사가 이런 일을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다만 정보를 공유하고 사람들에게 아이디어를 나눠주는 것이 저널리즘의 중요한 역할이라는 판단을 한 것입니다. 올드 미디어와 뉴미디어, 지역 커뮤니티가 만나 변화를 만들어낸 사례였습니다.

‘누가 했느냐’보다 ‘어떻게 했느냐’에 집중하라.

여러분이 저널리스트라면 제 이야기를 들으면서 팔짱을 끼고 앉아있을 겁니다. 우리는 솔루션 저널리즘을 사칭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우리는 영웅을 만들거나 미담을 퍼뜨리기 위해 모인 게 아닙니다. 제도를 변화시키는 게 목적이죠. 만능의 해법 같은 건 있을 수 없습니다. 거대한 퍼즐의 한 조각일 뿐입니다. 많은 기자들이 월요일부터 5회 연속 시리즈를 통해 문제를 다루고 금요일 아침에 발행되는 결론 부분에 적당히 그럴 듯한 솔루션을 늘어놓습니다. 거대한 다큐멘터리를 펼쳐놓고 해결하고 싶으면 우리 웹 사이트를 방문하세요, 이런 식이죠. 가서 보면? 아무 것도 없습니다. 씽크탱크 저널리즘도 해법이 될 수 없습니다. 전문가들 이야기, 뻔하고 변죽만 울리고 재미 없습니다. 모든 사람들에게 500달러를 주자, 이런 것도 솔루션 저널리즘이 아닙니다. 캠페인이나 운동도 솔루션 저널리즘이 아닙니다. 청원해 주세요, 투표해 주세요, 이런 것도 아닙니다.

솔루션 저널리즘은 감명을 주고 희망을 전달하는 것 뿐만 아니라 문제에 대한 반응을 추적하는 접근 방법입니다. 세상을 구하려는 것이 아니라 한계를 보여줘서 지나친 미화를 방지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아이들의 건강에 대해 관심이 있습니까? 그럼 이런 주제를 찾아보겠죠. 청소년 임신을 줄인 사례가 있었을까요? 제왕절개 비율이 낮은 병원이 있는지 찾아볼 수도 있겠죠. 또 출산 이후에 산후 우울증을 줄이는 가능성이 있는지, 피임과 낙태에 대한 접근이 있는지, 이런 차이점을 찾아보는 게 솔루션으로 연결된다고 생각합니다. 교육적인 결과를 찾아볼 수 있을 것이고, 아동 빈곤이 심각한 곳과 덜 심각한 곳이 있을 수 있을 것이고, 자살률 통계를 볼 수도 있을 거고 범죄를 저질러서 감옥에 가는 청소년이 어디가 많고 적은지, 잘하고 있는 곳을 비교하면서 차이를 가져오는 원인이 무엇인가 살펴볼 수 있겠죠.

정신 건강에 관심이 있다고 합시다. 미국에서도 심각한 문제입니다. 우울증과 자살률이 적은 곳, 또는 특별히 수치가 떨어지는 곳을 주목할 수 있겠죠. 성별로 인종별로 계층별로 어떻게 다른지, 시스템이 있을 때 환경에 따라 시스템이 다르게 작동하지 않은지 살펴볼 수 있겠죠. 데이터를 살펴보는 법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데 리서치가 중요합니다. 그런데 이게 심플하지는 않아요. 언론인들이 뉘앙스가 있는 질문을 던져요. 이런 다른 결과를 내는 요소는 무엇일까요? 제왕절개 비율이 높을 수도 있어요. 이게 대학 병원일 수도 있죠. 여러 가지 이유로 제왕절개가 늘어났을 수도 있겠죠. 병원이 경제적으로 취약한 곳에 위치해 있을 수도 있고 말이죠. 양질의 연구인가 공부를 해야 합니다. 연구의 비용을 누가 지불하는가도 봐야 합니다. 연구자와 기금의 관계나 연구자들 이런 연구들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는 사람들이 있는가 등등, 엉망인 연구도 많습니다. 이런 연구 결과를 피하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세상을 구하라는 게 아닙니다.”

이건 시애틀타임스에서 냈던 기사인데요. 미국에는 AP(Advanced Placement) 수업이라는 게 있습니다. 이 수업을 채택하는 학생은 다른 학생보다 학업 성취도가 좋았다, 나빴다, 그리고 이걸 빨리 채택했던 사람들의 효과일 수도 있다, 프로그램을 잘 받아들였던 선생님들의 효과일 수도 있다 등등 이런 건 매우 현실적인 연구 결과죠. 다른 수업보다 효과가 있는지 없는지 확인할 수 있는 결과입니다. 단순히 좋다고 홍보하는 게 아니죠.

언론이 던질 수 있는 클래식한 질문이 있죠. 누가 잘 하고 있는가, 이 문제는 어떻게 작동하는가, 무엇이 빠져 있는가, 무엇을 해결하지 못하는가, 이런 아이디어를 다른 곳에서 적용할 수 있는지, 비판자들은 뭐라고 말하는지, 어떤 데는 작동하고 어떤 데는 작동하지 않는지 등등 방해가 되는 요소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이야기할 수 있겠죠. 비용이 많이 들 수 있고, 정치적인 문제 때문에 정책으로 입안되지 못할 수도 있죠.

이건 가디언에서 쓴 기사인데요. 어떻게 인도의 마을에서 출산 중 사망률을 줄였는지 보여주는 기사입니다. 90%나 줄어들었습니다. 저는 이런 기사가 도널드 트럼프의 트윗보다 훨씬 중요한 기사라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했기에 90%나 떨어졌을까, 궁금하지 않으세요?

한국과 관련된 기사는 많지 않지만, 두 가지만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아이들이 줄어들면서 학교가 비니까 남쪽 지역의 학교들이 문맹인 할머니들을 학교로 모셔왔다고 하죠. 한국도 출산율이 줄어들어서 고민이 많으시죠. 전남 강진의 대구초등학교는 올해 신입생이 없어서 문을 닫을 뻔 했습니다. 그래서 초등학교를 다니지 못했던 70대 이상 할머니 7명을 신입생으로 받았습니다. 평생 글자를 읽고 쓸 줄 몰랐던 할머니들이 뒤늦게 공부를 시작하게 된 것입니다.

또 다른 기사는 며칠 전 CNN 기사입니다. 한국의 청소년들 중에서 가장 휴대폰에 중독된 학생들이 많다는데요. 여기 재미있는 데이터가 있습니다. 일단 문제를 살펴보고요. 한국 청소년 세 명 중에 한 명이 스마트폰이 가까이 있으면 집중하기 어렵다고 답변했군요. 스마트폰 때문에 가족 구성원들과 싸운다는 답변도 있었고요.

스마트폰 중독이 심각하다는 건 누구나 다 압니다. 원인을 찾고 해법을 찾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일단 청소년들이 운동할 시간이 없고요. 스마트폰 중독이 세계적으로 가장 심각한 나라입니다. 스트레스를 스마트폰으로 푸는 것이죠. CNN 보도에서는 10~19세 청소년의 30%가 스마트폰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런 디톡스 캠프를 만들었습니다. 스마트폰 없이 스포츠와 미술, 토론으로 진행되는 프로그램입니다. 테크놀로지 없이 기계 없이 살아보자는 것입니다. 이 기사에서는 이런 캠프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에 대해서도 이야기합니다. 효과가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습니다. 부모가 강요해서 했을 때는 효과가 없었다는 답변도 있었습니다.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하는 솔루션은 아니지만 청소년들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어떻게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는지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습니다.

햇빛이 가장 큰 멸균력을 갖고 있다고 하죠. 우리는 은밀한 것을 들춰내는 것이 기자의 역할이라고 믿었습니다. 이런 건 20세기의 가정이었고요. 21세기에는 해당되지 않습니다. 언론 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가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합니다. 한계가 나타나고 있고 독자의 수준도 높아졌고 사회 전체적으로 토론과 참여가 늘어났습니다. 20세기의 언론이 단지 비밀을 들춰내는 데 그쳤다면 21세기에는 저널리즘이 더 많은 것을 도울 수 있는 문제에 집중하자는 것입니다.

‘솔루션 저널리즘 툴킷’ 한국판 나온다.

많은 대학에서 솔루션 저널리즘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컬럼비아대학교 토우센터에서 이런 보고서를 냈습니다. 솔루션 저널리즘 보도가 기사의 인게이지먼트가 높다는 것입니다. 페이지뷰는 102%, 체류 시간은 80%, 페이지 읽는 시간은 10~25%나 늘었습니다. 공유 수는 230%나 늘어났습니다.

또 하나 말씀드리고 싶은 건 신뢰와 관련된 것입니다. 기자들은 사람들이 우리가 정확하기 때문에, 최대한 팩트를 전달하고 있기 때문에 신뢰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관심이 있고 지지하고 있기 때문에 신뢰하는 것입니다. 관심은 매우 중요합니다. 관심이 있다는 건 지역 사회에 참여할 의지가 있다는 것이죠. 그게 낙태든 정신보건이든 약물이든 폭력이든 지역 뉴스에서 누군가가 지역 사회를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보여주면 참여를 하게 되고 신뢰도 향상되고 언론사의 수익도 오릅니다. 스폰서도 생깁니다. 신문을 유료로 구독하는 비율도 늘어나고요.

솔루션 저널리즘 기사를 아카이빙하는 ‘솔루션 트래커’에는 한국 사례는 아직 9개 뿐인데요.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솔루션 저널리즘 교재로 쓰는 ‘툴킷(toolkit)’이 최근에 한국어 번역이 끝나서 곧 공개될 것입니다. 한국의 저널리스트들이 우리 네트워크에 더 많이 참여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상상하는 세계에 어떻게 우리의 삶을 투영하느냐에 따라 사람들이 반응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저는 세상이 바뀔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다음은 데이빗 본스타인과 패널들의 토론을 인터뷰 형식으로 정리한 것입니다.)

– 많은 기자들이 사건을 중계하거나 현장을 스케치하고 누군가에게 묻고 답변을 끌어내는 건 잘 하지만 해답을 찾는 과정에 참여하는 건 낯설고 막막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접근하는 게 좋을까요?

= 요가하는 분 계시죠? 요가를 하면 행동을 바꾸게 되죠? 좋은 느낌을 주는 것, 어떤 영향을 주면서 더 많이 참여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사람들을 만나고 문제를 들춰내고 우리가 얼마나 끔찍하고 비참한 세상에 살고 있는지 보도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기사죠. 확인을 해야 합니다. 동시에 어떤 가능성이 있는지도 알려줘야 합니다. 세계적으로 사례가 많이 있습니다. 고민도 비슷하고 문제의 양상도 비슷합니다. 공동체로 문제를 해결하는 경우도 있고 환자들이 서로서로를 돌보도록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몇 달 걸리는 데 이게 가능하겠어? 저는 시도해 볼 만한다고 생각합니다. 폭발적인 반응이 일어날 테니까요. 솔루션 저널리즘 기사는 독자의 충성도도 높고 사회적 임팩트도 높습니다. 요가를 하려면 일단 배우러 가야 합니다. 이런 좋은 이야기를 같이 공유하고 싶다는 기자들도 많습니다. 이제는 마음을 울리는 그런 보도가 필요합니다.

– 기자들의 일하는 방식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요. 뉴스룸의 문화와 관행을 어떻게 전환할 수 있을까요. 로체스터에서 10년 동안 취재했는데도 해법을 찾지 못한 걸 네트워크의 도움으로 했다고 했는데요. 한국에서도 그런 조직이 필요할 거라고 보십니까.

= 교육과 시스템 지원을 하는 네트워크가 있으면 당연히 좋겠죠. 대학이나 전문가 그룹이나 개별 뉴스룸이나 여러 가지 형태가 가능할 거라고 봅니다. 사회 혁신가 그룹일 수도 있을 거고요. 뉴스 조직이 어떻게 바뀌어야 할까요. 조직 혁신에 대한 몇 가지 솔루션이 있습니다. 덴마크의 컨스트럭티브 이니셔티브도 조직 혁신 툴을 제공하고 있는데요. 과학적인 것이라기 보다는 에디토리얼 미팅에 가까운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어떤 걸 취재할까 편집회의에서 추가적인 질문을 하는 것만으로도 바뀐다는 것입니다. 누가 더 잘하고 있나, 그런 사람이 존재하는가, 아이템 회의를 할 때 질문을 추가하는 것이죠. 우리가 흔히 솔루션은 속삭인다고 하는데요. 솔루션은 백그라운드에 있기 때문에 무시하기 쉽죠. 아이템 회의를 할 때 솔루션 관점에서 기사를 봤는가 확인하는 과정을 거치게 하는 것입니다. 의사 선생님에게 간다고 생각해보세요. 어디 불편한 게 없냐고 물어보죠. 중요한 질문을 습관화하는 게 중요합니다. 주인공을 영웅으로 프레임하는 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문제를 해결하는데 이런 접근방식이 있더라는 것은 가능하지만 이런 대단한 사람이 세상을 바꾸고 있다고 소개하는 것은 오히려 독자들을 방관자로 내몰게 될 수 있습니다. 과정과 시행 착오에 대한 이야기를 끌어내야 합니다. 우리 목표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사람들이 해법에 관심을 갖게 만드는 것입니다.

– 솔루션이라는 단어가 오해를 만드는 것 같기도 합니다. 뭔가 완벽한 해법을 찾아야 할 것처럼 생각하게 됩니다.

= 어떤 문제든 완벽한 해결책은 있을 수 없습니다. 여러 가지 접근 방식이 있고 여러 가지 차이가 있죠. 자칫 히어로 스토리로 흐를 수도 있습니다. 물론 진짜 영웅들이 있죠. 그렇지만 기사를 읽는 사람이 내리는 결론이 이건 이 사람이 정말 특별해서 그래, 나는 특별하지 않아, 이렇게 생각하게 만드는 것은 곤란합니다. 성과에 집중하는 건 좋지만 사람이 부각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 한국에서도 솔루션 저널리즘에 관심이 많습니다.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까요?

= 오늘날 저널리즘의 가장 큰 문제는 독자들이 저널리즘에 관심이 없다는 겁니다. 부정적인 기사가 넘쳐나고 기사를 읽으면 우울해지고 무력감을 느끼게 되니까요. 언론사들은 왜 뉴스에 돈을 안 내느냐고 묻는데, 문제는 제품입니다. 돈을 벌고 싶으면 제품을 바꿔야 합니다. 저는 솔루션 저널리즘이 중요한 경쟁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에버그린 스토리를 만들어야 합니다. 2년 뒤 10년 뒤에도 다시 읽힐 만한 기사를 만들 수 있다면 저널리즘 위기의 대안이 될 수도 있습니다. 언론사 경영진의 장기적인 선택과 결단이 필요할 거라고 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을 꼽으라면 조금 가치가 낮다고 여겨지는 취재를 줄이는 것부터 시작하라고 조언하겠습니다. 대부분의 언론사들이 모든 걸 다 취재하려고 합니다. 일단 사건이 생기면 우루루 몰려가죠. 우리 독자들에게 이런 중요한 걸 꼭 알려야 돼! 하지만 비슷비슷한 뉴스가 어디에나 있고 독자들은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 독자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해보세요. 물어보세요. 대부분의 언론사들이 그런 시도 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독자들이 아무런 관심도 갖지 않는 기사를 그냥 하던대로 쏟아내고 있는 것이죠. 선택을 해야 합니다. 무엇을 바꿀 수 있을까. 우리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에디터들은 그런 걸 좋아하죠.

– 조직 혁신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언론사 조직만큼 관성이 강한 조직이 없거든요.

= 솔루션 저널리즘을 실험하려면 뉴스룸에 최소 세 명이 있어야 합니다. 우선 편집국장이 열려 있어야 하고 에디터가 의지가 있어야 하고, 그리고 경험이 많고 열정이 있는 기자가 필요합니다. 날마다 새로운 사건이 쏟아지고 있는데 근본적인 해법을 찾겠다는 시도가 한가하게 보일 수도 있죠. 편집국장을 설득하려면 다른 언론사의 사례를 보여주는 것도 좋습니다. 독자의 참여와 신뢰, 언론사 수익 확대 등의 변화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사례는 많습니다. BBC와 뉴욕타임스, 그리고 지역의 작은 신문사들 사례를 이야기할 수도 있겠죠. 솔루션 저널리즘이 저널리즘의 미래라고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솔루션 저널리즘이 저널리즘의 확장이 될 수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 마지막으로 우리 네트워크와 구글과의 협업에 대해 소개하고 싶습니다. 미국에서는 구글 어시스턴트에 “Ok Google, Tell me something good(오케이 구글, 좋은 이야기 들려줘)”이라고 말하면 솔루션 저널리즘 기사를 읽어주는 기능이 도입됐습니다. 아직 미국에서만 하고 있지만 다른 나라들과도 이야기하고 있는 중입니다. 구글에서 뉴스를 선택할 때 전통적인 저널리즘과 솔루션 저널리즘 중에 우선 순위를 설정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도 논의하고 있습니다.

(다음은 솔루션 저널리즘 워크숍을 공동 주최한 아쇼카한국 이혜영 대표의 마무리 발언 가운데 일부입니다.)

= 가장 큰 걸림돌은 돈도 아니고 사람도 아니고 솔루션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신문에 실리는 칼럼은 대부분 대학 교수들이 쓰는데요. 이걸 3분의 1로 줄이고 3분의 1을 솔루션을 찾고 있는 분들에게 맡겨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아쇼카한국에서 교육 혁신가들과 정례 포럼을 하고 있는데요. 언젠가 한 번 신문 지면에 실리는 교육 관련 칼럼들을 모아봤더니 대부분 명망가들의 칼럼이고 실천과 대안, 해법에 대한 이야기는 하나도 없었습니다. 모두 전문가들이고 혜안도 있고 깊이도 있는 것 같지만 어디에도 이르지 못하는 그냥 좋은 글인 것이죠.

= 며칠 전 소설가 김훈 선생님이 “아 목숨이 낙엽처럼”이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노동자들이 1년에 300명씩 떨어져 죽는 나라에서 4차 산업혁명이고 태양광이고 인공지능이고 뭐고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말씀을 하셨는데요. 정말 좋은 칼럼이죠. 하지만 저는 그렇게까지 비약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본스타인이 이야기한 것처럼 문제는 명확합니다. 우리는 왜 문제에 대한 해법을 고민하지 못할까요.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건 탄식하고 분노하는 것만으로 세상이 바뀌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답을 찾는 누군가가 어딘가에 있겠죠.

= 인도네시아에서도 노동자들 추락 사고가 많아서 하루 7명씩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합니다. 안전장비를 구입하는 것보다 사망 보상금을 주는 게 더 싸다고 할 정도였는데요. 해리 슐리츠타토(Harry Suliztiarto)라는 등반 전문가가 나서서 건설 현장을 찾아다니면서 어떤 부분이 취약한지, 어떻게 로프를 걸고 어떻게 균형을 잡는지 등을 교육을 했다고 합니다. 2012년에 아쇼카 펠로우에 선정된 분입니다. 원래 암벽 등반 교육을 하던 사람인데 산업 안전 교육 전문가로 변신한 거죠. 워크앳하이트(Work at Height)라는 회사를 만들었고요. 저렴한 가격의 안전장비를 보급하고 보험사를 압박해서 기준을 만족시키지 못한 기업에 보험료를 더 받으라고 요구하고. 실제로 노동자들 대상으로 등반 대회도 하고 등등 변화를 끌어냈습니다. 이런 분들에게 칼럼을 쓰게 하면 이렇게 변화가 가능하겠구나, 독자들이 생각하게 되겠죠. 사회적 상상력이 풍성해 질 거고요.

= 며칠 전에 박스에 구멍을 뚫자는 칼럼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게 왜 안 되고 있는지, 구멍을 뚫기 위해 뭐가 필요한지, 구멍을 뚫을 경우 뭐가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 등에 대한 논의는 없죠. 박스에 구멍 뚫는 게 뭐 어려운 일이라고 안 한 기업도 비난 받을 일이지만 누군가가 할 수 있는 쉬운 일이라면 비난하고 책임을 떠넘기고 상상력을 좁힐 게 아니라 이게 왜 안 되는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고 직접 실행해 봤으면 좋겠습니다. 언론이 이런 논의와 토론, 실행의 과정에 함께 하면 좋을 거고요.

(다음은 솔루션 저널리즘 워크숍에 패널로 참여한 이선민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연구소 연구위원의 발언 가운데 일부입니다.)

= 우리가 저널리즘 혁신을 이야기할 때면 해묵은 뉴욕타임스 혁신 보고서와 스노우폴만 이야기하는데요. 솔루션 저널리즘이 어떻게 독자들을 끌어들이고 어떻게 변화를 만들고 추락한 저널리즘의 신뢰를 복원하는가 등등을 제대로 소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BBC의 솔루션 저널리즘 사례를 이야기할 수도 있을 거고요. 솔루션 저널리즘이 비즈니스적으로도 얼마나 매력적인가를 이야기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언론진흥재단에서 언론인 재교육에서도 한 섹션으로 들어가도 좋을 것 같습니다. 배우지 않으면 모르니까요. 대학에서 예비 언론인들을 교육할 때도 솔루션 저널리즘 과정이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더 읽을 거리.

“본질과 구조에 대한 질문, 해법과 과정을 추적하라.” http://www.solutionjournalism.kr/lecture/
비판과 냉소를 넘어, 솔루션 저널리즘을 제안합니다. http://www.solutionjournalism.kr/introduction/
솔루션 저널리즘을 이해하기 위한 몇 가지 질문.http://www.solutionjournalism.kr/question/

“저널리스트들이 모르는 세계, 누군가는 이미 답을 알고 있거나 찾고 있다.”

(10월24일 헤이그라운드에서 열린 체인지 메이킹 스토리텔러 토크에서 데이빗 본스타인 솔루션저널리즘네트워크 대표의 7분 토크입니다.)

저는 30년 동안 저널리스트로 일했습니다. 메트로 파트에서 뉴욕에서 범죄와 주택, 에이즈 등을 다뤘죠.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많은 사람들을 만났는데요. 저널리스트들은 세계를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내가 모르는 게 많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신문에서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접하게 됐습니다. 저널리즘은 현실의 절반밖에 보여주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의사에게 진료를 받으러 갔는데 의사가 여기 아프시군요, 여기도 문제가 있군요, 그리고 그냥 가는 거에요. 그런 진료와 비교할 수 있겠죠. 이게 문제라고 이야기하는데 그래서 그걸 어떻게 치료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는 거죠. 옥스퍼드대학교에서 뉴스 회피라는 걸 연구하고 있는데 세계적인 현상 같습니다. 한국은 30% 정도라고 하죠. 뉴스를 보면 무력해지고 우울해지니까요. 저널리즘이라는 게 사람들을 더욱더 활동적으로 만들고 힘을 갖고 책임감을 갖고 변화를 도모하도록 해야 하는데 오히려 숨게 만드는 역효과를 내고 있습니다.

10년 전에 동료 기자인 티나 로젠버그가 해결책에 대한 칼럼을 쓰자고 했습니다. Fixes라는 연재 칼럼인데요. 그동안 이런 칼럼이 없었기 때문에 이런 게 통할까 싶었는데 기대 이상으로 성공했습니다. 이렇게 쓸 이야기가 많을 줄 몰랐는데 계속 기사 거리가 나왔습니다. 공유도 많고 사람들이 효과적으로 문제에 대응하는데도 많은 도움을 줬다고 생각합니다. 9년째 쓰고 있고 매주 나가고 있습니다.

2013년에 솔루션 저널리즘 네트워크를 시작했습니다. 뉴스 기반의 솔루션 저널리즘을 전파하는 일을 해야겠다, 그래서 사람들이 사회 문제를 어떻게 다루는지를 집요하게 다루는 뉴스를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집요하게’라고 하는 건 사회가 어떻게 나아질 수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알려줘야 한다는 것입니다. 데이터도 중요하고 증거도 많이 필요합니다. 비판적으로 대응해야 합니다. 저널리즘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많이 배울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직원 40명에 400개 기관과 협력하고 있고, 1만7000명의 저널리스트를 교육시켰습니다. 지금은 미국에서 솔루션 저널리즘에 대한 수업을 제공하는 대학이 30개가 넘습니다. 아프리카 남미에도 전파하고 있고 아시아와 가까운 시간 안에 한국에서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뉴스 회피를 가장 잘 다룬다는 것입니다. 사회가 어떻게 반응하는지에 대해서 읽으면 어려운 문제에 정면으로 직면하게 됩니다. 우리가 트라우마를 다루고 빈곤, 폭력, 이런 우울한 이슈를 다루지만 덩달아 우울해지지 않으면서도 개입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입니다. 우리가 발견한 것은 이런 보도가 책임감을 더욱 강하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많은 파트너들이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솔루션 저널리즘을 통해서 정부나 다른 공공기관에 대한 압력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것이죠. 그래서 우리가 더 잘할 수 있는 것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기자가 솔루션 저널리즘이 어떻게 권력을 더 잘 감시하고 감독할 수 있는지를 보여줬다고 하던데요. 저는 솔루션 저널리즘이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싸우는 사람들이 실패했다고 생각하지 않도록 더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데서 누군가가 이런 문제를 잘 다루고 있고 어떻게 해결하고 있는지 방법을 찾고 있다는 걸 보여주자는 것입니다.

또 하나 말씀드리고 싶은 건 신뢰와 관련된 것입니다. 기자들은 사람들이 우리가 정확하기 때문에 최대한 팩트를 전달하고 있기 때문에 신뢰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팩트를 잘 쓰기 때문이 아니라 내가 관심이 있기 때문에 신뢰하는 것입니다. 우리를 지지하고 있기 때문에 신뢰하는 것입니다. 관심은 매우 중요합니다. 관심이 있다는 건 지역 사회에 참여할 의지가 있다는 것이죠. 그게 낙태든 정신보건이든 약물이든 폭력이든 지역 뉴스에서 누군가가 지역 사회를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보여주면 참여를 하게 되고 신뢰도 향상되고 언론사의 수익도 오릅니다. 스폰서도 생깁니다. 신문을 유료로 구독하는 비율도 늘어나고요.

솔루션 저널리즘 프로젝트가 6년이 됐는데 아직도 초기 단계입니다. 21세기에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적응해야 하고 빠르게 대응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본질과 구조에 대한 질문, 해법과 과정을 추적하라.”

[미디어 먼데이] 이정환 미디어오늘 대표 “솔루션 저널리즘, 조직과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

안녕하세요. 미디어오늘 이정환 대표입니다. 오늘은 초청 강사 없이 제가 직접 강의를 맡게 됐습니다. “솔루션 저널리즘과 저널리즘 씽킹 방법론”이라는 주제로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저는 3년 전부터 솔루션 저널리즘을 한국에 소개하고 교육도 하고 있는데요. 여전히 이런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 “그거 우리가 늘 하던 거 아냐?” “언론이 답을 내놔야 돼?” “언론은 사실을 전달하고 권력을 감시하고 비판하는 게 일이지 답을 찾는 건 정치의 역할 아닌가?”

‘솔루션 저널리즘(solution journalism)’은 언론이 답을 내놓겠다는 게 아닙니다. 단어가 선입견을 불러일으키는 것 같기도 합니다만 정확하게는 ‘솔루션 포커스드 저널리즘(solution focused journalism)’, 그러니까 해법을 이야기하는 저널리즘이라기 보다는 해법에 집중하는 저널리즘, 해법을 모색하는 저널리즘에 가깝습니다. 문제를 다루는 보도는 이미 넘쳐나니까 그 문제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을 다루는 보도가 필요하다는 겁니다.

“문제는 비명을 지르고 해법은 속삭인다(Problems scream, Solutions whisper)”고 합니다. 무엇이 문제인지도 알아야 하지만 무엇을 해야 하는가, 그리고 무엇을 할 수 있는가도 알아야 한다는 것이죠. 문제를 들춰내고 고발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다만 그것만으로 세상이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세상은 원래 이래,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어.” 많은 언론 보도가 사람들을 냉소하게 만들고 무기력하게 만들죠.

문제는 비명을 지르고 해법은 속삭인다.

우리가 쓰는 기사에는 누가(who), 언제(when), 어디서(where), 무엇을(what), 왜(why), 어떻게(how) 등의 사실이 충실하게 담겨 있습니다. 사실은 사실 그것만으로도 힘이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좀 더 나가서 이제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What Now)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는 것이 솔루션 저널리즘입니다. 우리 모두에게 새로운 뭔가를 시도하고 도전하고 ‘희망을 가질 이유(reason to hope)’가 필요하다는 것이죠.

우리는 생리대가 없어서 운동화 깔창을 생리대처럼 쓴다는 고등학생의 이야기를 기사로 읽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그 다음 이야기에도 관심이 없고요. 그래서 세상이 바뀌지 않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생리대 가격을 감당할 수 없는 저소득 여학생이 10만 명이라는 기사도 있었습니다. 우리의 질문은 여기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우리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

“이게 해법이야.” 언론이 툭 답을 던져 놓을 수 있으면 좋겠죠. 그렇지만 대개의 경우 해법을 제시하는 것은 언론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다만 해법이 무엇인가 찾고 해법을 찾는 사람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듣고 그들의 성공과 실패의 경험을 추적하고 기록하고 무엇이 최선인가 계속해서 질문을 던지고 검증하면서 최선의 해법에 접근하는 것이 우리가 하는 일입니다. 솔루션 저널리즘이라고 해서 완전히 새로운 어떤 것이 아니라는 것이죠.

 

언론의 부정적인 편향이 독자들의 냉소와 무관심을 부추기고 편견을 조장한다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문제를 강조하는 것은 언론의 오래된 습관입니다. 기사가 되는 것에 집중하고 좀 더 섹시한 ‘야마’를 만들기 위해 사실을 재단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과정에서 부분이 강조되고 맥락이 뭉뚱그려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서 솔루션 저널리즘은 문제에 대한 접근 방식을 달리 해보자는 제안입니다. 가능성을 이야기해 보자는 것입니다.

우리는 폭리를 취하고 있는 거대 제약회사들을 비판할 수 있지만 싼값에 에이즈 치료약을 보급하는 방법을 보도할 수도 있습니다. 저소득 계층의 납 중독 실태를 보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어떻게 보상을 받아내고 어떻게 재발 방지 대책을 세웠는지를 보도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우리는 답을 알지 못합니다. 다만 답을 찾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서 물어볼 수 있겠죠. 무엇이 답일까요? 답을 찾았거나 찾고 있는 사람을 알고 있나요?

미국에서는 교도소 수감자의 20%가 정신 질환에 시달린다고 합니다. 감옥에 주립 병원보다 더 많은 정신질환 환자가 수용돼 있는데 이들이 출소 직후 다시 범죄를 저지르고 교도소로 돌아오는 경우가 많아서 이를 ‘값비싼 회전문(expensive revolving door)’이라고 불렀습니다. 교도소를 더 짓고 교도소 침대를 늘리는 것보다 정신건강 서비스를 확대하는 것이 세금을 줄이는 방법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 겁니다.

그래서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카운티에서는 정신 건강 및 약물 남용 대책과 노숙자 서비스를 통합하고 치료 프로그램을 도입했습니다. 교도소와 병원, 법원, 경찰 등이 모두 별도의 사일로에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협력을 끌어낸 것이죠. 경찰이 마약 압수 자금을 기부하기도 했고요. 그 결과 5년 동안 5000만 달러의 사회 비용을 줄일 수 있었다고 합니다. 카이저헬스뉴스라는 신문이 이 모든 과정을 추적하고 꼼꼼하게 기록했습니다.

누가 했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했느냐.

솔루션 저널리즘에서 강조하는 것 가운데 하나가 ‘확장성(scalability)’과 ‘복제 가능성(replicability)’입니다. 솔루션저널리즘네트워크의 데이빗 본스타인(David Bornstein) 대표는 “누가 했느냐(Who dunnit) 보다 어떻게 했느냐(How dunnit)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사람이 주인공이 아니라 해법이 주인공이 돼야 하고 일회성 퍼포먼스에 그치지 않고 계속해서 확장하고 복제돼야 비로소 시스템을 바꾸는 해법이 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미국에서 흑인 산모들의 모유 수유 비율은 59% 밖에 안 됩니다. 백인은 75%, 히스패닉은 80%인데요. 신생아 생후 6개월 동안 모유 수유만 하는 비율은 흑인 산모가 30%, 백인은 47%, 히스패닉은 45%로 차이가 큽니다. 저소득 흑인 산모의 아이들이 병에 더 잘 걸리고 영아 사망률도 높습니다. 흑인 여성들이 저임금 노동에 종사하느라 산모 교육을 못 받기 때문이기도 하고 노예 시절 흑인 유모에 대한 뿌리 깊은 편견이 남아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문제는 명확하지만 해법을 찾는 과정은 모호하고 불확실합니다. 디트로이트 세인트존 메디컬센터에서는 2011년부터 흑인 여성들을 대상으로 산모교육(Mother Nurture)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모유 수유 경험이 있는 흑인 여성들이 다른 흑인 여성들에게 모유 수유를 격려하고 상담하면서 오래된 편견을 깨뜨린 것이죠.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대부분이 흑인인 이 병원 산모들의 모유수유 비율이 46%에서 4년 만에 64%로 뛰어올랐습니다.

미국의 시애틀타임스는 2013년부터 ‘에듀케이션 랩(Education Lab, 교육 실험실)’이라는 이름으로 교육 혁신 시리즈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교육 문제를 솔루션 저널리즘으로 해결해 보자는 접근이었죠. 최악의 학교를 찾아가서 왜 이렇게 엉망인지 고발하는 대신에 뭔가 새로운 시도를 하고 조금씩 바꿔나가는 학교를 찾아서 무엇이 이런 변화를 만들었는지 추적하고 기록하면서 함께 답을 찾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를 테면 문제 학생들을 학교에서 퇴출시키는 대신에 학교에 나오게 해서 읽기와 쓰기 과제를 주고 별도의 포럼과 그룹 상담 등을 진행하면서 다시 수업에 합류할 수 있도록 하는 일련의 과정을 기록했습니다. 교사들을 훈련하는 프로그램도 있었고요. 놀라운 건 교사나 친구들에게 마음을 털어놓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의 행동이 바뀌더라는 겁니다. 이 시리즈 기사는 많은 교사와 부모들에게 영감을 줬습니다.

시스템 씽킹과 디자인 씽킹.

보스턴글로브의 특종 보도를 다룬 영화 ‘스포트라이트’에서 기자들이 사건을 잡았다고 기사를 내보내자고 말하니까 편집국장 마틴 배런이 이렇게 말합니다. “조직에 초점을 맞춰요. 사제 개개인 말고. 관행과 방침에 대해. 교회가 체계를 조작해서 고소를 면했다는 증거를 가져와요. 바로 그 사제들을 다시 교구로 보내고 또 보냈다는 증거와 그리고 체계적으로 위에서 지시했다는 증거도. 시스템을 고발해야죠.”

솔루션 저널리즘의 방법론으로 시스템 씽킹(system thinking)이라는 개념을 소개하겠습니다. 시스템 씽킹은 사건을 관찰하고 패턴을 발견하고 구조를 이해하고 모델을 정립하면서 문제의 본질에 접근하고 해법을 모색하는 과정입니다. 각각의 사건을 따로 보지 않고 관계와 연결에 집중하면서 단기적인 해법과 구조적 해법의 균형을 찾는 것입니다. “시스템을 고발하라”는 마틴 배런이 기자들에게 요구한 것이 바로 시스템 씽킹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건에서 구조에 접근하는 것이 시스템 씽킹이라면 구조에서 해법을 끌어내는 것이 디자인 씽킹(design thinking)입니다. 동전의 양면처럼 맞닿아 있습니다. 디자인 씽킹은 단순히 디자이너들처럼 생각해 보자는 차원을 넘어 문제에서 기회를 찾고 프로토타입을 만들고 테스트하면서 새로운 가능성에 부딪히라는 것입니다. 여기서 좀 더 나가면 스타트업에서 활용하는 린(lean) 방법론을 디자인 씽킹에 접목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제가 솔루션 저널리즘의 구체적인 전략으로 제안하는 것이 저널리즘 씽킹(journalism thinking) 방법론입니다. 첫째, 사실을 취사선택하고, 둘째, 문제를 정확하게 규정하고, 셋째, 질문을 시작하고, 넷째, 반론을 듣고 검증하고, 다섯째, 핵심을 뽑고 해법을 끌어내는 과정입니다. 중요한 것은 셋째와 넷째 단계를 계속 반복하면서 핵심에 다가가는 과정입니다. 저널리스트가 가장 잘 하는 일이고 가장 잘 해야 하는 일입니다.

솔루션 저널리즘을 이해하려면 무엇이 솔루션 저널리즘이 아닌가를 이해해야 합니다. 먼저 영웅 만들기는 솔루션 저널리즘이 아닙니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누군가의 이야기는 감동적이지만 적당히 박수를 치고 끝나는 걸로는 안 됩니다. 정치가 나서야 한다거나 법을 새로 만들어야 한다거나 예산을 늘려야 한다는 등의 이른바 ‘씽크탱크 저널리즘’을 솔루션 저널리즘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흔히 잘 만든 기획 기사의 마무리가 전문가 좌담이나 인터뷰로 끝나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이대로는 안 된다거나 해법을 마련해야 한다거나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등의 거창하고 준엄한 열린 결말을 솔루션 저널리즘이라고 부르지는 않습니다. 이것만 하면 돼, 이른바 ‘실버 불렛(silver bullet)’도 답이 될 수 없고 즉각적인 후원이나 모금, 따뜻하고 눈물나고 감동적인 미담 기사도 솔루션 저널리즘과는 방향이 다릅니다.

데이빗 본스타인은 “‘이것은 정말 좋은 프로그램이다’, ‘또는 아이들을 도웁시다’, 이런 말을 늘어놓는 걸 솔루션 저널리즘이라고 부르지는 않는다”고 강조합니다.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는가, 실제로 작동하고 있다고 확신하는가, 검증된 결과가 있는가, 성공 요인이 무엇이고 어쩌다 가능한 한 번의 사례인지 아닌지, 한계는 무엇인지, 비용이 너무 크지는 않은지, 정치적 문제가 있는지 없는지에 대해서도 확인을 해야 한다는 것이죠.

해답을 찾는 과정, ‘실버 불렛’은 없다.

솔루션 저널리즘이 언제나 섹시한 해법으로 이르는 것은 아닙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지난 2016년 80여개 언론사들이 모여서 “샌프란시스코 홈리스 프로젝트”(SF Homeless Project)라는 이름으로 공동 취재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샌프란시스코는 2017년 기준으로 노숙인이 7000명, 노숙인의 비율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도시 가운데 하나죠. 지역 언론들이 모여서 뭔가 답을 찾아보자고 나선 것입니다.

샌프란시스코크로니클을 비롯한 지역 언론사들이 평범한 시민이 노숙인으로 전락하는 과정을 추적했고, 여러 정책적 과제들을 직접 실험하고 검증하면서 대안을 파고 들었습니다. 9개월 동안 협업 프로젝트를 진행한 결과, 홈리스 보호소 건립이 앞당겨졌고, 기업 후원도 늘어났습니다. 노숙인 바우처 제도도 정착됐습니다. 그렇지만 노숙인들이 완전히 사라졌느냐? 그건 아닙니다. 이것만 하면 돼, 이런 답이 있을 수가 없는 문제죠.

우리가 눈여겨 볼 부분은 답을 찾아나가는 과정에 있습니다. 노숙인들에게 잠잘 곳을 제공해 주는 것으로는 부족하고 이들이 길거리를 벗어나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기회를 열어주는 것이 막연하지만 근본적인 해법이라는 것입니다. 일련의 프로젝트의 성과로 지난해 노숙인 지원 법안이 통과됐고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기업들에게 추가 세금을 부과하고 노숙인 약물 치료와 보호소 확충, 재활 지원 사업 등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변화는 느리고 더디지만 원래 그렇게 시작되는 것입니다. ‘샌프란시스코 홈리스 프로젝트’는 비슷한 문제로 고민하고 있던 샌디에이고로 확산돼 ‘샌디에이고 홈리스 어웨어니스’로 이어졌습니다. 제가 ‘확장성’과 ‘복제 가능성’이 중요하다고 말씀드렸죠. 과정에 주목하는 언론 보도가 있었기 때문에 하나의 성공 사례에 그치지 않고 시스템을 바꾸는 실험이 지역을 넘어 확산되고 있는 것입니다.

분명한 것은 기존의 관행과 습관을 바꾸지 않고는 언제까지나 남의 나라 이야기일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저는 한국 언론에 부족한 것이 해답을 찾는 과정에 대한 투자라고 생각합니다. 사건이 발생하면 우루루 몰려가고 현장을 중계하고 누군가를 만나서 인터뷰하고 수많은 기사를 쏟아내지만 본질이 무엇인가 묻고 부분이 아니라 전체를 보고 사건의 구조를 읽고 질문과 토론을 제안하는 과정이 결여돼 있다고 생각합니다.

솔루션 저널리즘이란 게 명확한 기준과 프레임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덴마크의 울릭 하게룹(Ulrik Haagerup)은 컨스트럭티브 뉴스(Constructive News)라는 이름으로 비슷한 개념을 전파하고 있습니다. 프랑스와 독일, 호주 등에서도 솔루션 저널리즘의 실험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솔루션 저널리즘일 수도 있고 컨스트럭티브 뉴스일 수도 있고 ‘저널리즘+디자인’일 수도 있습니다. 이름은 다르지만 모두 저널리즘의 확장에 대한 논의와 실험입니다.

울릭 하게룹이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부정적인 뉴스는 무관심과 냉소를 부르고 사람들을 공개적인 토론에서 이탈하게 만듭니다. 저널리즘은 현실과 현실의 인식 사이의 필터입니다. 저널리즘은 사회가 스스로 교정할 수 있도록 돕는 피드백 메커니즘(feedback mechanism to help society selfcorrect)이 돼야 합니다. 속보와 탐사 보도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컨스트럭티브 뉴스, 그리고 기회에 대한 뉴스입니다.”

미국에서도 솔루션 저널리즘을 도입하는 과정이 순탄하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솔루션저널리즘네트워크에서 ‘솔루션 저널리즘 툴킷’이 곧 한국어로 번역돼서 출간될 계획인데요. 여기 많은 실전 사례들이 담겨 있습니다. 한 번 솔루션 저널리즘을 실험해 본 기자들은 다시는 이전의 기사 작성 방식으로 돌아가기 어려울 것 같다고 털어놓기도 했습니다. 해법이 아니라 문제에 집중하는 기자들의 관행을 바꾸는 게 가장 어렵다는 고백도 있었습니다.

신문과방송의 인터뷰에 따르면 지역신문일수록 그리고 규모가 작은 신문일수록 솔루션 저널리즘의 효과가 크다고 합니다. 오하이오주 맨스필드의 지역 신문 리처드소스(Richard Source)는 법정관리 직전에 솔루션 저널리즘 프로젝트를 시작해서 7만 달러의 후원을 받아 회생했습니다. 프랑스의 니스-마틴(Nice-Matin)은 폐간 직전의 경영난에서 솔루션 저널리즘 실험 이후 유료 구독자가 70% 늘고 페이지뷰와 체류시간이 각각 300%와 400%씩 늘어났습니다.

 

피드백 메커니즘으로서의 저널리즘.

솔루션 저널리즘은 기자에게 답을 내놓으라고 하는 것이 아닙니다. 사실 답을 내놓을 수도 없습니다. 기자는 답을 찾는 과정에 함께 할 뿐입니다. 우리에게는 더 많은 질문이 필요합니다. 솔루션 저널리즘은 완전히 새로운 어떤 것이 아닙니다. 우리 기자들이 가장 잘하는 것이 바로 끊임 없이 질문을 던지고 진실에 접근하는 것이죠. 사람이 주인공이 아니라 해법을 주인공으로, 관점과 접근 방식을 달리 해보자는 것입니다.

좌절하고 절망하는 사람들에게 변화의 희망을 불어넣는 적극적인 저널리즘이 필요합니다. 기자가 답을 내놓을 수 없다면 함께 답을 찾아보자고 제안해야 합니다. 시민사회 진영과 협업도 필요합니다. 끊임 없이 토론을 불러일으키고 참여를 끌어내야 합니다. 솔루션 저널리즘이 저널리즘의 대안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저널리즘을 더욱 충실하게, 민주주의를 더욱 탄탄하게, 그리고 변화를 더욱 앞당기는 과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한국 언론에 저널리즘 씽킹 방법론을 제안합니다. 저널리즘의 신뢰가 바닥없이 추락하는 것은 우리가 우리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권력을 감시하고 비판하고 부정 부패를 폭로하는 것은 언론의 고유한 사명입니다. 하지만 갈등을 중계하고 분노를 판매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프로세스를 바꿔야 합니다. 본질에 대한 고민, 구조에 대한 질문, 반론과 검증, 대안과 해법을 찾는 토론과 참여가 필요합니다.

“저널리즘은 피드백 메커니즘, 분노가 아니라 참여를 끌어내라.”

[인터뷰] 데이빗 본스타인 솔루션저널리즘네트워크 CEO “해법 없는 비판은 오히려 해악.”

문제가 문제다. 사회의 어두운 곳을 비추고 부정과 부패를 폭로하는 것이 언론의 사명이지만 여기에서 그치면 세상이 저절로 바뀌지는 않는다. 부정적인 뉴스는 무관심과 공포, 불신을 낳고 뉴스에서 멀어지게 만든다. 지구 온난화에 대한 보도는 넘쳐나지만 정작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보도는 찾아보기 힘들다. 빈부 격차와 인구 고령화는 정치가 풀 문제일까. 대부분 국민은 체념하거나 분노하고 포기한다. 생리대가 없어서 신발 깔창을 쓴다는 고등학생의 이야기는 어떨까. 문제는 있지만 해법은 없는 보도가 대부분이다.

“문제는 비명을 지르지만 해법은 속삭입니다. 그래서 간과하기 쉽죠(Because the problems scream, but the solutions whisper, we often overlook them).” 솔루션저널리즘네트워크의 최고경영자 데이빗 본스타인이 최근 뉴욕타임스 칼럼에서 한 말이다.

지난달 21일부터 23일까지 미국 뉴욕 맨해튼 타임스센터에서 열린 국제뉴스미디어협회(INMA) 세계 총회에서 유일하게 기립 박수를 받은 발표자는 울릭 하게룹 컨스트럭티브인스티튜트 창업자였다. 하게룹은 “저널리즘은 사회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 피드백 메커니즘(feedback mechanism to help society selfcorrect)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언론이 문제를 드러내는 데 그치지 않고 문제를 해결하는 단계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솔루션 저널리즘은 아직 한국에서는 낯선 개념이다. 권력에 대한 감시와 비판이 언론의 사명이고 존재 이유라는 통념과도 사뭇 다르다. 미디어오늘은 INMA 총회 폐막 이후 지난달 26일 미국 뉴욕 맨해튼 28번가 솔루션저널리즘네트워크 사무실에서 본스타인을 인터뷰했다. 이 자리에는 아쇼카한국 이혜영 대표와 정장환 이사가 배석했다.

– 저널리스트는 누구나 더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걸 쓰고 있다고 믿는다. 기자라면 누구나 해법을 고민한다. 솔루션 저널리즘이란 건 일반적인 저널리즘과 어떻게 다른가.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는 저널리즘의 역할과 책임에 당연히 동의한다. 저널리즘이 사회에 기여하려면 두 종류의 정보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첫째는 부정부패와 스캔들, 위험요소에 대한 감시와 비판이 될 것이고 둘째는 더 나은 세상으로 가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에 대한 고민과 해법이 될 것이다. 우리는 무엇이 문제인지 알아야 하지만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알아야 한다. 솔루션 저널리즘은 기회와 해법에 대해 취재하고 보도하는 것이다.”

– 여전히 잘 이해가 안 된다. 솔루션 저널리즘이란 사회 혁신 운동과 저널리즘의 결합을 말하는 것인가 아니면 언론이 좀 더 주도적으로 사회 혁신에 참여하는 것을 말하는 것인가.
“저널리스트들은 감시와 비판을 언론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권력과 맞서 싸우는 기자들이 나쁜 사람들을 감옥에 보내고 부패한 대통령을 물러나게 만드는 게 사실이다. 우리는 저널리스트들이 계속 우리 사회의 부정적인 측면을 부각하면서 정작 해결책을 말하지 않기 때문에 문제를 해결하기 보다는 무관심하거나 둔감하게 만들고 결과적으로 사회에 해악을 끼친다고 생각한다. 이건 마치 부모가 자식에게 계속 혼만 내고 잘한 일에 대해서는 칭찬은 전혀 안하는 것과 같다. 사람들이 의료와 교육, 금융 등 정부 공공 부문에 대한 신뢰를 잃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미국 사람들이 왜 트럼프을 선택했을까. 좌절했기 때문이다.”

– 최근 한 인터뷰에서 저널리스트의 역할은 해법을 알려주는 게 아니라고 했다. 언론이 해답을 알려줄 수 없다면 사람들의 책임감을 불러 일으키고 행동을 끌어내는 것이 솔루션 저널리즘이라고 이해하면 되나.
“그렇다.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알려주는 것이다. 다양한 해법이 있을 수 있지만 어떤 게 최선인지 언론이 답을 줄 수는 없다. 이를 테면 고등학교 중퇴 비율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다. 그런데 지역에 따라 어떤 프로그램은 잘 작동하고 어떤 프로그램들은 전혀 효과가 없을 수도 있다. 솔루션 저널리즘은 여러 프로그램을 제안하고 선택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어떤 특정 솔루션을 지지하거나 이게 최고라고 단정적으로 소개하는 것은 위험하다. 각각의 장점과 단점, 지역적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마이크로파이낸스 역시 마찬가지다. 마이크로파이낸스를 25년 동안 취재하고 기사를 썼지만 상황이 계속 달라졌다. 잘 작동하는 것처럼 보이던 솔루션이 시간이 흘러 실패한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고 원래 생각한 것처럼 작동하지 않기도 했다. 완벽하게 완성된 솔루션은 있을 수 없다. 노력과 결과가 있고 저널리스트들은 이를 계속 보도하고 업데이트하는 것이다. 특정 솔루션을 대변하는 것은 위험하다.”

– 결국 솔루션 저널리즘은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과 과정에 대한 보도라고 보는 게 맞나.
“그렇다. 문제를 해결하는 노력에 대한 보도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이러한 접근이 늘 성공하는 것은 아니고 실패하는 경우도 많다. 당연히 실패에서도 배울 부분이 있는데, 이를 테면 500명의 경우에는 통했는데, 100만명의 경우에는 작동하지 않는 수도 있다. 그래서 아주 작은 영역에서만 가능한 사례는 솔루션이라 부르기 적절치 않다. 이를 테면 5개의 학교 또는 5개의 병원에서 어떤 실험이 성공했다면 그곳 사람들은 시스템을 배울 수 있겠지만 단순히 500명을 도왔다고 해서 그게 가난에 대한 근본적인 해법이라고 부를 수는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오히려 이 작은 변화를 기사로 만들고 시행착오로 얻은 경험을 널리 알리면 비슷한 문제로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경험을 나누고 전체 시스템을 바꾸는 데 조금이라도 기여할 수 있게 된다. 부정부패와 테러리즘, 범죄, 우리의 신뢰를 저버린 공공 서비스 등에 대응할 수 있도록 감시하고 고발하는 게 저널리스트의 책무다. 그러나 동시에 사람들이 이런 현실에 맞서 어떻게 싸우고 있는지, 어떻게 세상을 바꾸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알려야 한다. 이게 우리가 갖고 있는 문제의식이다.”

– 솔루션 저널리즘은 기존 저널리즘의 확장인가? 아니면 완전히 다른 새로운 저널리즘인가?
“솔루션 저널리즘은 문제를 해결하고 그 과정을 통해서 배워나가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는 것이다. 그들 모두가 완벽한 해법에 이르는 건 아니다. 부분적으로 작동할 수도 있고 완전히 실패할 수도 있지만 그 과정에서 우리 모두가 배울 점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어떻게 사람들이 문제를 일으키고 어떻게 문제를 무시하거나 오히려 문제를 더 키우는지에 대해 알릴 필요도 있지만 어떻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이런 의미에서 솔루션 저널리즘은 저널리즘의 확장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 그룹에도 탐사 보도 전문 기자들이 있는데 이들은 문제를 찾는 것 뿐만 아니라 다르게 접근하고 해법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대안이 있다는 걸 보여주면 현실에 안주하거나 현실을 정당화하는 변명에 맞설 수 있다.”

– 솔루션저널리즘네트워크에 대해 설명해 달라.
“우리 솔루션저널리즘네트워크 사무국은 모두 21명이 일하고 있다. 우리는 100개 정도의 조직과 함께 일하고 있다. 워크숍과 교육을 진행하고 온라인 디지털 툴을 제공하고 있다. 지금까지 4000명이 넘는 저널리스트를 직접 교육했고 4500명이 넘는 저널리스트들이 우리의 툴을 사용하고 있다. 8500명 정도의 저널리스트들과 교류하고 있다. 우리 사이트에 가입된 저널리스트만 2500명에 이른다. 솔루션 저널리즘에 대해 배울 수 있는 풍부한 자료와 툴킷, 다양한 취재 아이디어가 소개돼 있다. 우리는 이 툴을 ‘스토리 트레커(story tracker)’라고 부른다. 여기에 세계 350개 언론사에서 만든 2000개 이상의 기사가 링크돼 있다. 관심 주제를 입력하면 관련 기사들을 보여준다. 우리는 제출된 모든 기사를 읽고 과장된 이야기가 아닌지 확인한다. 우리는 ‘CNN 히어로즈(Heroes)’ 같은 프로그램을 솔루션 저널리즘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아름다운 이야기지만 솔루션 저널리즘이라고 부르려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좀 더 심각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사실 CNN 히어로즈는 명절 휴식용 프로그램이다.”

– 기자가 직접 현장에 뛰어들어야 한다고 생각하나. 취재 대상에 개입하는 것 아닌가.
“우리는 교육을 할 때 항상 하는 말이 있다. 솔루션 저널리즘을 흉내하지 말라는 것이다. 솔루션이 아니면서 솔루션인 척하는 기사를 말한다. 솔루션 저널리즘이라고 하려면 탐사 기자만큼 열심히 일해야 한다. 실제로 우리 기자들은 굉장히 열심히 일하는 기자들이다. ‘이것은 정말 좋은 프로그램이다’, ‘또는 아이들을 도웁시다’, 이런 말을 늘어놓는 걸 솔루션 저널리즘이라고 부르지는 않는다.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나? 실제로 작동하고 있다고 확신하나? 검증된 결과가 있나? 성공 요인이 무엇인지, 어쩌다 가능한 한 번의 사례인지 아닌지에 대해서도 말할 수 있어야 한다. 한계는 무엇인지, 비용이 너무 크지는 않은지, 정치적 문제가 있는지 없는지에 대해서도 확인을 해야 한다. 아프리카에서 활동하는 누군가에 대해 기사를 쓴다고 생각해 보자. 이게 솔루션 저널리즘이 되려면 엄청난 공부와 확인 과정이 필요하다. 그래서 우리와 함께 일하는 저널리스트들의 가장 큰 요청은 어떻게 문제의 본질에 접근할 수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이 문제를 가볍지 않게 다룰 수 있는지에 대한 교육을 해달라는 거다.”

– 여기에 일반 기자들이 포함되어 있는가? 회사에서 허락을 받아서 활동할 수 있는가?
“워싱턴포스트와 뉴욕타임스, 크리스찬사이언스모니터 등등 주류 언론의 기자들도 많다. 우리는 개인보다는 뉴스 조직을 지원한다. 개인을 지원하는 일은 훨씬 더 많은 역량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 소셜저널리즘네트워크는 어떻게 운영하나.
“100% 후원으로 운영된다.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과 포드재단, 록펠러재단 등등이 후원하고 있다.”

– 일선 기자들은 솔루션은커녕 당장 터져 나오는 사건과 사고를 쫓아다니기에도 바쁜 게 현실이다. 언론사도 마찬가지다. 솔루션 저널리즘에 투자할 여력이 없다.
“선택을 해야 한다. 솔루션 저널리즘으로 전환하면 기사에 대한 인게이지먼트(engagement, 독자들의 반응)이 늘어난다. 솔루션 저널리즘 기사가 보통 기사 보다 페이지뷰가 100% 더 많고 체류시간이 80% 더 길고 소셜 인게이지먼트가 230% 높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독자들에게 더 좋은 가치를 전달하고 더 높은 체류시간으로 연결되고 다시 광고로 이어진다. 시애틀타임스의 에듀케이션랩에서 만든 솔루션 저널리즘 기사는 모두 알라스카에어라인의 지원으로 제작된다. 기업에게도 좋은 브랜딩 효과라고 판단해 기꺼이 좋은 기사를 지원하는 것이다. 기업들은 언제나 후광 효과(halo effect)를 노리고 좋은 브랜드를 만들기 원한다. 솔루션 저널리즘은 그냥 좋거나 좋아 보이는 뉴스가 아니다. 심각하지만 사회적인 파급 효과는 훨씬 더 크다. 어제 누가 총에 맞았다는 건 지식이 아니다. 사람들은 신문에 9달러를 투자하지 않지만 대학 교육에는 1만5000달러를 투자한다. 뉴스가 지식이 되면 기꺼이 지갑을 열 것이다. 비즈니스 관점뿐만 아니라 사회 변화 관점에서 더 나은 제품이다.”

뉴욕=이정환 미디어오늘 대표이사·편집인.

솔루션 저널리즘을 이해하기 위한 몇 가지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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